[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올해 원유 기본가격을 결정하는 협상 테이블이 세종시 낙농진흥회에서 열렸다.
지난 11일 유업계 관계자들은 원유 기본가격 조정 소위원회 구성과 함께 세종시 낙농진흥회에서 앞으로의 일정 등을 논의하며 첫 회의를 시작했다.
우유 생산비 증가와 음용유 사용량 감소를 반영한 올해 원유 기본가격 협상범위는 음용유 리터당 0~26원이며 소위원회는 낙농진흥회 관계자 1인, 생산자 3인, 유업계 3인, 총 7인으로 구성됐다.
이번 원유 기본가격 협상의 쟁점을 훑어보고 올해 원유 기본가격 협상의 향방을 가늠해 본다.
#생산자·유업계 입장차
이번 원유 기본가격 협상은 음용유 가격 뿐만 아니라 음용유 물량의 감축범위도 같이 논의된다. 지난해 음용유 과잉량이 5%를 초과하면서 결정된 음용유 감축범위는 9112~2만7337톤이며 음용유 물량이 감축되면 가공유용에 해당하는 쿼터가 늘어나게 된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유 기본가격 협상은 가격뿐만 아니라 음용유용 물량도 함께 협상해야 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본격적인 협의는 시작되지 않아 단언할 수 없지만 생산자와 유업계의 입장차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생산자와 유업계 양측의 구체적인 협상안이 논의되지 않았지만 올해도 의견차는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들은 매년 증가하는 생산비로 인해 원유 기본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대폭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져도 생산비 증가량의 60%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생산비 증가액을 100% 반영할 수 없어 원유가격 상승을 위한 협상이 이뤄질수록 낙농가 수익은 점점 줄어드는 구조”라며 “낙농가가 재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음용유용 물량감축까지 이뤄진다면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낙농가는 “물가가 많이 올라 생산비는 리터당 44원이 올랐지만 협상 범위는 이에 미치지 못 한다”며 “원유가격이 최대한으로 올라도 생산비의 절반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유업계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멸균유의 수입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산 우유의 자급률은 절반도 되지 않는 45.8%다.
한국유가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수입 멸균유가 3만5000톤이 들어왔다”며 “국산 우유의 가격경쟁력을 위해선 이번만큼은 원유가격 동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최소 수준 인상 중재 계획 밝혀
농림축산식품부가 몇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물가안정 상황을 고려해 원유 기본가격을 동결하거나 최소 수준에서 인상하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다른 낙농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원유 기본가격 협상위원들의 운신의 폭에 제한을 뒀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생산자와 구매자 간에 이뤄져야 할 협상에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가이드라인 제시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우유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으며 원유가 과잉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원유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낙농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