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한우 전국도매평균가격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추가적인 가격하락까지 예상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한우 전국도매평균가격은 kg당 1만4827원으로 1만5000원대가 무너지며 2015년 5월 이후 9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유통업체마다 한우고기 적체 심화로 추석 명절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추가적인 한우 가격하락이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업계는 이같은 한우산업의 위기를 타파할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한우농가들이 소 한 마리를 출하할 때 마다 200만 원 이상의 적자를 감내하며 버텨왔지만 사료구매자금 상환까지 다가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며 “한우산업의 존폐위기를 해결할 대대적인 소비와 공급량의 일시 수매, 사료가격 인하 등 즉각적 효과가 있는 한우 대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우산업 관계자들은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높아진 생산비를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우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료가격 안정기금과 관련해 농가 개별 기금 계정을 설치하고 농가와 정부가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하되 차입을 허용하지 않고 사료업자를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경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도 “정책 측면의 농가소득 경영 안정망 구축이 가장 중요하며 그 핵심은 사료가격 안정기금에 있다”며 “예전과 다르게 농가에서도 사료가격 안정기금 마련에 긍정적 반응이 있는 만큼 사료안정 기금 마련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수급안정체계와 소비지를 다양화하는 소비확대 정책도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아지 생산 안정제의 현실적 개편과 비육용 암소시장 육성 등 근본적인 수급조절 시스템이 가동돼 선제적 수급조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한우는 고급화 전략과 더불어 숙성육을 바탕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 공신력 있는 숙성기준이 없는 만큼 제대로 된 숙성기준을 만드는 등 정부가 나서서 숙성육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떨어진 한우가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유통 개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우 할인행사를 통한 물가 낮추기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합리적인 한우 소비자가격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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