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건조 바지락’으로 부가가치·편의성 UP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바지락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나서고 있는 바지락총각. 전북 고창군에 위치한 바지락총각은 한승우 대표가 이끌고 있는 수산물 가공·유통기업이다. 바지락총각은 단순한 바지락이 아닌 동결건조 바지락과 이를 이용한 간편식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바지락총각을 찾아 청년수산인인 한 대표로부터 자사의 경쟁력과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 ‘가격’보다는 ‘품질’

바지락총각은 가격보다는 좋은 품질의 바지락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지락은 다른 식품들처럼 열풍건조와 냉풍건조, 마이크로건조, 동결건조 등 4가지 방법으로 말릴 수 있다. 이들 건조방식 중 제품화했을 때 가장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것은 동결건조다. 하지만 동결건조의 경우 생산비가 다른 건조방식에 비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처럼 큰 가격차이에도 불구하고 바지락총각은 가격보다는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바지락을 동결건조할 때 영하 70도 이하에서 급냉한 후 진공상태에서 수분을 날려 바지락의 원형을 유지하고 맛과 영양을 살릴 수 있다. 동결건조 바지락은 번거로운 해감과정이나 냉동상태의 바지락을 해동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조리할 수 있으며 잇몸이 약한 고령의 고객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20g 한팩 당 가격이 1만1000원에 달한다는 것이 개선과제다.

한 대표는 “바지락 원물 600g 정도를 탈각하면 150g이 되고 이를 동결건조하면 20g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며 “동결건조된 바지락은 된장국, 미역국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 HPP설비로 안전성 ‘UP’

바지락총각은 초고압살균(HPP) 설비를 통해 바지락의 껍질을 탈각하는 동시에 살균처리를 하고 있다. HPP설비는 높은 압력의 물을 바지락에 분무해 조갯살을 자동으로 탈각한다. 열을 가하지 않아 식품의 맛과 향, 영양성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미생물을 사멸시키고 효소를 불활성화시켜 살균효과를 낸다. 3000바(bar) 이상의 수압으로 바지락을 5분 이상 살균하면 99% 이상의 균이 사멸된다는 것이 이미 논문 등으로 검증돼 있다.

바지락총각이 HPP설비를 도입한 것은 바지락의 안전성 문제뿐만 아니라 어촌사회의 고령화, 원물 바지락의 품질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최근 어촌사회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부업 삼아 바지락 탈각작업을 하던 여성어업인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바지락 탈각작업은 손의 물리적인 힘을 많이 사용하기에 관절에 무리를 주며 사람이 하는 작업인터라 작업 과정에서 바지락의 내장이 터지거나 관자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HPP설비를 사용할 경우 여성어업인 1명이 3시간 동안 해야하는 탈각작업을 5분안에 처리할 수 있다. 설비의 규모가 커지면 더 많은 양을 한번에 처리할 수도 있다.

아울러 부산물인 바지락 패각의 품질도 담보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HPP설비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패각에 묻은 물질도 모두 제거되기 때문에 패각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어촌의 어르신들은 소일거리삼아 바지락 탈각을 해왔는데 다들 허리와 손 등의 통증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며 “HPP설비를 통한 탈각으로 바지락의 안전성 확보 뿐만 아니라 어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백화점 입점·수출확대가 목표

바지락총각이 생산하는 제품은 가격대가 높은 만큼 백화점 입점과 수출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우선 주요 도시에 위치한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우수한 품질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캠핑 등 아웃도어 산업의 성장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된장국, 미역국 등의 제품으로 어디서든 바지락 가공품을 손쉽게 접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동결건조 바지락이 가진 물류의 편의성을 잘 살려 수출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은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을 주 고객으로 보고 있다. 한인마트가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건바지락과 동결건조된 청양고추 등을 각각 구매할 경우 10만 원이 넘는 경우가 많지만 바지락총각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1만 원 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가격을 감안할 때 생물바지락과 함께 경합하는 구조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든 만큼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국내 캠핑시장, 주요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하고자 한다”며 “물량을 규모화하게 된다면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매출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Interview] 한승우 바지락총각 대표

“바지락총각에서 생산하는 동결건조 바지락은 생물에 비해 가격이 많이 비싼 편입니다. 다만 생물 바지락은 유통기한이 하루에서 이틀 정도 수준인 반면 우리 회사의 제품은 2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인 만큼 이를 무기로 시장공략에 나서고자 합니다.”

한승우 바지락총각 대표는 동결건조 바지락의 강점을 무기로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전북 고창군에 터를 잡은 이후 바지락 탈각 작업의 어려움을 직접 목격했다. 오랜 기간 수작업으로 바지락의 껍질을 제거하면서 손의 모양에 변형이 오거나 허리, 손가락, 손목 등의 관절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아닌 어촌마을에 자동화설비를 보급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어촌 현장은 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줄어들고 있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신체의 통증을 호소하는 작업들이 많습니다. 바지락은 먹거리인만큼 정부가 초고압살균 설비를 비롯한 자동화설비를 어촌사회에 보급한다면 어업인뿐만 아니라 바지락 유통기업이나 가공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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