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공략, '해밀당' 브랜딩 성공 … 꿀벌 이용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 하고파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최고야 해밀당 대표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채밀 체험, 쿠킹 클래스, 밀랍초 만들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최 대표와 그의 남편이 양봉장에서 환히 웃고 있는 모습.
최고야 해밀당 대표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채밀 체험, 쿠킹 클래스, 밀랍초 만들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최 대표와 그의 남편이 양봉장에서 환히 웃고 있는 모습.

모든 일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시골에 내려와 특유의 친절함과 적응력으로 6년 만에 번듯한 청년농부로 성장한 최고야 해밀당 대표.
 

그는 수입이 없을 경우 배달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양봉장을 물려받았다. 최 대표는 회사원 생활을 하며 모은 퇴직금을 모두 쏟아부어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해밀당을 일궈냈다.
 

남편과 함께 청주에서 양봉업과 함께 양봉 산물을 이용한 체험활동과 직접 생산한 벌꿀을 판매하고 있는 최 대표의 좌우명은 ‘안 되면 될 때까지’.
 

원칙을 고수하며 청주의 대표 청년농으로 떠오르고 있는 최 대표를 만났다. 
  
 

# 끝내 결심한 귀농, 후회하지 않는 선택
 

“저는 한 번도 제가 귀농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남편의 지속적인 설득과 아이들과 함께 농촌에서 경험했던 기억들이 너무 좋아서 결심을 굳혔죠. 양봉장에는 남편과 제가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모은 퇴직금을 전부 투자했어요. 그때는 망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최 대표는 귀농을 결심한 순간에 대해 회상하며 그때는 정말 열정이 넘쳤다고 설명했다.
 

“퇴직금을 모두 쏟아부을 땐 이거 망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같은 건 없었어요. 처음 벌통을 사고 벌꿀 브랜드 패키지를 맞추고 생활비로 모아둔 돈을 썼죠. 다른 기반이 없어 모든 게 다 빚이었어요.”
 

그는 물려받은 땅도, 알고 있는 농업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처음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꿀은 기호식품인데다 상하지 않고 소비기한이 긴 상품이라 소비가 많지 않아요. 처음엔 그게 가장 힘들었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판매를 유도할 수 있을까 신중하게 고민했고 패키지 고르는 데도 많은 시간을 쏟았어요.”
 

최 대표는 벌꿀을 판매하는 데 힘든 점도 많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남편과 선택한 양봉에 너무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양봉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어요. 보존기간이 길어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고 꿀벌의 가치를 통해서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에요. 꿀벌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이제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계획하고 있어요.”

 

# 브랜딩, 창업의 시작 

해밀당 로고.
해밀당 로고.

“처음 사업을 진행하면서 준비가 미흡하고 방향성이 잡혀있지 않으니까 주 타켓층도 몰랐어요. 하지만 제품 이미지 부여작업(브랜딩)을 하면서 해밀당의 비전을 확실히 정하고 나니 그 때부터는 거칠 것이 없었어요.”
 

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브랜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도 처음에는 타켓층을 설정하는 방법도 몰랐어요. 하지만 충북 여성 새로일하기 본부에서 진행한 창업지원 교육을 받으며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해밀당의 주요 소비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의 성별과 연령을 정리해 보라고 조언받았죠.”
 

그는 조언을 통해 남녀노소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해밀당의 제품이 사실은 30대와 40대 여성이 주 구매자라는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브랜딩을 통해 내가 가고 싶던 길이 무엇인지 깨닫고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 주고 싶은지를 알았어요. 이제는 제가 창업에 대한 조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이미지(페르소나) 타깃 설정이라고 얘기합니다. 그것만 잘 설정해도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 무슨 프로그램을 구성할지 수월해져요.”
 

최 대표는 처음에 수치가 없어 힘들 때는 브랜드의 방향을 설정하기만 해도 쉽게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 대상 설정과 브랜딩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고민없이 브랜딩을 선택할 것 같아요. 내가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비전,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가 명확해야 타겟 설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람이 가장 중요해
 

“처음 친인척도 없이 시골에 내려오다 보니 사람 관계가 가장 힘들었어요. 저희 어머니가 항상 ‘사람을 험담하거나 배척하지 말아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얘기를 실천하니 진짜로 인연이 찾아오더라구요.”
 

부동산보다는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을 통해 집이나 땅을 산다는 시골에서 집을 구하기 힘들었다는 최 대표는 지인들을 통해 집을 구한 경험으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던 것이 사람 관계였는데 항상 웃으며 인사하고 얘기를 나눴던 인연의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니 신기했습니다. 이러한 일을 통해 무슨 일이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

“해밀당은 모든 제품에 최대한 국산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품질에 타협하지 않으려는 신념이죠. 특히 벌꿀을 이용한 제빵 체험에는 첨가물을 넣지 않는데 소비자들이 좋은 후기로 보답해주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며 체험활동을 진행하니 맛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에요.”
 

해밀당은 2022년 후반기부터 체험활동을 기획, 시작했다. 제대로 체험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손님이 많을 때는 주 4일까지 예약이 가득 찬다.
 

“저희는 무조건 기본 베이스가 꿀벌이에요. 먼저 꿀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 다음에 체험을 진행하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생태체험으로 전신 방충복을 입고 양봉장에 방문해 직접 사진도 찍고 꿀 채밀 체험도 진행히요.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쿠킹클래스와 밀랍초 만들기입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원칙을 지키는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하며 앞으로 꿀벌을 이용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미니인터뷰] 강윤석 청주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고야 해밀당 대표를 처음 본 것은 지난해 체험농장을 담당하면서입니다. 최 대표는 농촌교육체험연구회의 총무로 있으면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최 대표가 귀농을 시작으로 청주시농업기술센터의 여러 교육과 4-H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는 ‘젊은농업인 자립기반 구축 경쟁력 제고사업’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생산·가공 또는 유통·창업 하려는 젊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영농기반 조성, 브랜드개발 등 창의적인 농업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는 청년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경영을 위해 필요한 교육과 기반 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으로 청년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농업 법률 정책’, ‘농업 기초 세무 실무’ 등의 교육과 ‘우수스마트팜 시설 견학’을 통해 초기 어려움을 겪는 청년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경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강윤석 청주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청주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사업을 설명하며 이곳의 젊은 농업인의 열정을 자랑했다.
 

“최 대표는 초보농업인 귀농영농정착 시범 사업을 통해 양봉장 기반 조성을 시작으로 이에 그치지 않고 가공사업과 양봉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과 꿀을 이용한 체험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우수 농가입니다.”
 

강 지도사는 최 대표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의 반짝거리는 열정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 여러 교육을 들으며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체험농장으로서도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농가라고 생각합니다. 최 대표처럼 농업기술센터를 잘 활용해 청년농업인들이 성장해 활력을 불어 넣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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