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칸 운영으로 폐사율 낮추고 개체관리 집중…염소산업 부흥 ‘목표’
“아버지가 염소를 사육하신 지 18년 정도 됐어요. 근친도가 높아지면서 염소 자축들이 약해지고 출하 무게가 점점 줄어드는 게 보이고 개량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직접 제대로 한 번 염소를 키워봐야겠다는 결심으로 목장을 물려받았습니다.”
목장을 물려받기로 결심한 박상욱 대표는 농업고등학교를 졸업 후 대학에서 동물생명환경과학을 전공했고, 축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으며 후계자 수업까지 마쳤다.
그는 지난해부터 목장을 물려받아 보어염소 300마리를 사육 중이다. 염소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박 대표를 만나러 경기도 이천으로 떠나보자.
# 4남매 중 막내가 불러온 새로운 바람
4남매 중 막내인 박 대표는 26세의 젊은 청년이다. 관련 학과를 졸업하며 전문 지식을 쌓은 그는 목장의 사육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후계수업을 하기 전과 달리 지금은 모든 칸을 다 연결함으로써 출하 시 사람의 노동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비육장 구조와 더불어 고상식으로 변경해 바닥과 떨어뜨려 염소가 가장 취약한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변화시킨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가 제이목장에 들어오고 난 뒤 분만칸도 새롭게 생겨났다.
박 대표는 “염소를 키우면서 가장 고질병은 높은 폐사율인데 어미가 새끼를 보살피지 못 할 때 가장 많이 폐사가 일어난다”면서 “이러한 폐사를 막기 위해 분만칸을 만들어 1칸당 어미 염소 1마리를 넣어 2주 이상 생활을 마치고 사육장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사육 방식을 택한 뒤로 폐사율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다른 염소 농가에게도 강력히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도입한 분만칸은 어미의 모성애를 자극하고 자체적으로 체온을 유지하게 해 겨울철에도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염소는 사육 매뉴얼이 없는 만큼 농가마다 환경이 다 다르다”며 “나와 똑같은 형태의 분만칸을 권유하진 못해도 분만칸을 운영하는 것만큼은 농가들이 긍정적으로 고려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염소 가격, 이제는 안정되길
박 대표의 가장 큰 걱정은 염소의 가격 하락이다.
박 대표는 “염소는 시장 자체가 워낙 규모가 작아 시장을 형성하기가 힘들었다”며 “현재는 염소 경매장이 많이 생겨 어느 정도 가격 방어선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염소 경매장이 적어 염소 가격과 관련한 정보가 많지 않았던 시절엔 유통업자의 말만으로 가격이 형성돼 농가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염소 시세를 알고 싶으면 유통업자 3~4곳에 전화해 가격을 매겼지만 이제는 정보가 열려있어 농가의 피해가 줄었다”면서 “경매장과 더불어 한국종축개량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염소 혈통 등록도 가격 차등을 유도해 시장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염소는 근친이 가장 중요한 만큼 혈통이 등록된 개체는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내 목표는 염소산업의 부흥
박 대표는 염소의 근친 근절과 개량을 위해 전체 사육마릿수에 대한 개체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염소 농가가 수익을 늘리기 위해선 출하 중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가장 큰 개량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근친도를 낮추는 것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목장의 모든 염소는 부모개체와 출생일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제이목장은 종축 분양을 주로 하고 있는데 박 대표는 목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분양한 개체까지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종축분양을 많이 하다 보니 종모축을 사간 농장이 다시 오는 일도 많아 어느 농장에 어떤 개체를 분양했는지도 기록한다”며 “기록을 보고 혈통이 섞이지 않도록 염소 농가들에게 종모축을 추천하고 있다”며 제이목장만의 강점을 내보였다.
박 대표가 이렇게까지 기록하고 개량하는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바로 염소산업의 부흥이다.
박 대표는 자신의 목표를 설명하며 “현재 염소 농가의 개량 속도는 너무 천차만별”이라며 “선도 농가로 발돋움해 국내 염소 개량의 수준을 한 단계 위로 끌어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