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꽃·불법조화 심각…문제 해결 위해 적극 나서는 행동파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화훼농가들이 살아야 화훼산업이 존재하고 발전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어려움에 처한 국내 화훼농가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미약하나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987년 군 제대 후 화훼 농사를 시작한 정윤재 김해대동화훼작목회 회장은 말 그대로 일평생을 꽃에 바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최근엔 일 년에 120여 일은 불법 재사용 화환 단속에 나서는 등 소위 ‘아스팔트 농사’에 매진하면서 꽃 재배에 신경 쓸 틈이 없다.
 

정 회장은 “처음 김해 대동면에서 꽃 농사를 시작할 때는 대동면에만 화훼농가가 500여 가구에 이르러 전국에서 화훼농업인이 제일 많았고 경제 성장과 더불어 화훼산업도 호황이었다”며 “이후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며 낮은 가격의 수입 꽃이 물밀듯 들어오자 높은 인건비·난방비 등에 시달리던 화훼농가들이 전부 토마토·블루베리 등으로 작목전환을 하고 있어 이제 대동면에 남은 화훼농가는 130여 가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화훼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 꽃뿐만 아니라 조화와 불법 재사용 화환 등도 화훼농가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이에 그는 지난해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가 출범한 화환재탕방지사업단의 국장을 맡아 전국의 결혼식·장례식장 등에서 불법 재사용 화환을 단속하고 있다.
 

그는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사용한 화환은 리본 위에 재사용임을 명시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2회, 3회, 심지어 4회까지 불법적으로 재사용하는 화환들이 많다”며 “조화의 범람도 심각한 상황인데 조화는 명백히 공산품이므로 부가세를 책정해야 함에도 화원들이 면세사업자다 보니 제대로 과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찾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 회장은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행동파다. 지난 1월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에 반대하며 꽃밭을 뒤엎은 그는 시설 한 동을 완전히 철거해 버리며 굳은 의지를 보여줬다. 이어 지난 6일 국회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그는 SECA 비준 반대를 외치며 삭발까지 했다.
 

김 회장은 “SECA로 자동차·가전제품 등을 수출하는 대기업은 엄청난 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이들의 수익에서 0.1%, 0.2%만이라도 떼서 기금을 조성하고 SECA로 인해 피해를 보는 화훼농가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면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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