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한우 정액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어 한우 사육의지가 되살아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의 한우정액공급 지역별 공급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6월 한우 정액은 19만7148개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달의 17만3833개 보다 14%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월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올해 7월 16만8269개의 정액이 공급되면서 지난해 같은기간 14만6771개에서 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은 17만2842개의 정액이 공급되면서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은 공급률을 보였지만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수정을 기피했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에 들면서 정액공급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의 한 한우농가는 “현장에서는 한우가격 하락이 올해 최고조에 이르러 내년 6월 정도에는 회복될 것이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긴 불황의 터널을 이겨내면 호황이 온다는 경험을 해봤던 농가들의 한우사육의지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추석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띄면서 한우가격이 올해 들어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기대효과도 한 몫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석 이전에 올랐던 한우가격이 추석이 끝나도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한우업계의 기대감이 올라갔다”며 “현장에서도 여유가 있으면 송아지를 입식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한우 현장의 분위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우 수급 조절 매뉴얼 상 올해는 수급 불균형으로 농가의 소득손실이 발생하는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우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부와 한우자조금의 지원으로 대대적인 한우가격 할인이 진행된데다 명절특수로 한우가격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명백하게 한우 마릿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농가들은 충동적인 번식과 입식이 아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철저한 사육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