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기능성 당조고추
한번 맛 본 고객 꾸준히 주문·해외서도 선전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당조고추라는 특색있는 새로운 품종을 최첨단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며 원물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까지 생산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김수현 농부의꿈 대표.

한국농수산대 채소학과를 졸업하고 부모와 함께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부모가 하던 당조고추 가공업을 더욱 성장시키며 해외에까지 당조고추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김 대표는 생산·가공·유통을 아우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그야말로 청년농업인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 정읍에 위치한 썸웨어그린팜에서 김 대표를 만나 그의 성장 스토리를 들어봤다.

김수현 농부의꿈 대표는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이후 부모님이 하시던 당조고추 유통·가공업을 함께 하며 당조고추 재배에도 도전,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연간 200톤의 당조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김수현 농부의꿈 대표는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이후 부모님이 하시던 당조고추 유통·가공업을 함께 하며 당조고추 재배에도 도전,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연간 200톤의 당조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 양액재배를 통해 당조고추 생산에 성공

한농대에 다니며 다양한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현장 경험도 쌓았지만 실제 농사를 지어보니 막막할 때가 많았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까지 헤쳐나왔습니다.”

김 대표의 아버지는 통신사업을 하던 중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당조고추란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조고추의 가능성을 본 김 대표의 부모는 김 대표가 중학생이던 때 당조고추 유통과 가공식품 생산 등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직접 당조고추를 생산하지 않고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원물을 공급받은 터라 어려움이 많았다.

김 대표는 계약재배를 하다 보니 워낙 농가별로 작물의 품질도 다르고 연간 생산량 등도 일정치 못했다더군다나 원물 가격이 좋을 때는 일부 계약재배 농가들이 다른 판로를 통해 판매하기까지 해서 부모님은 안정적으로 당조고추 원물을 공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대표는 한농대를 졸업함과 동시에 부모와 함께 당조고추 농사를 시작했다.

2019년 처음 하우스를 매입한 후 인수한 시설 그대로 토경 재배를 시도했다. 농사 경험 없이 처음 시도한 토경 재배는 만만치 않았다. 당조고추의 생육 특성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고 농작물 재배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몇 번 실습한 것이 전부였다.

결국 첫 농사에선 수확한 고추 10개 중 8~9개는 판매가 불가능한 폐품일 정도로 저조한 결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당조고추가 일반 고추에 비해 병해충에 약하고 상대적으로 재배 난이도가 높음을 깨닫고 토경재배로는 효율적인 생산이 어렵다고 판단, 양액재배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후 철거하는 온실 등을 찾아다니며 부품을 얻어와 가족들과 함께 직접 양액재배 시설을 하우스 내에 설치하고 테스트 재배를 해보니 확실히 토경재배 때보다 상품 품질과 생산량이 양호했다.

양액재배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지만 파프리카나 토마토같이 높게 자라는 당조고추의 특성상 층고가 낮은 기존 하우스에서는 생산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더불어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을 직접 조정하며 더욱 생산 효율을 높이고자 스마트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2022년 기존 하우스 옆에 4300(1300) 규모의 스마트팜을 완공하고 현재는 기존의 6600(2000) 시설까지 총 1900(3300)에서 연간 200톤에 달하는 당조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마트팜에 도전하는 농업인들에게 막연하고 긍정적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란 마음가짐만으로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의 토양재배는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감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았다면 스마트팜에서의 재배는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에 기반한다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분석하며 접근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만큼 공부할 것도 많고 일일이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많다고 더 큰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독특한 기능성과 가공 상품해외에서도 선전

김 대표가 재배하고 있는 고추는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이름 역시 당조고추다. 일반 고추보다 2~3배 이상 큰 당조고추는 연둣빛을 띠며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비타민C 함량이 높고 맵지 않으면서도 과즙이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든 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한번 맛을 본 고객들은 꾸준히 주문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제가 생산한 당조고추를 믿고 계속해서 주문해주는 고객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항상 엄격하고 깐깐한 기준으로 상품 선별에 힘을 쏟고 있다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를 이루고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고자 모악산 당조고추로 특허청의 상표등록까지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당조고추 생과 유통뿐만 아니라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당조고추 원물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생산해 국내외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장과 별개로 전북 완주에 공장을 마련해 가공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가 생산하는 당조고추 가공품으로는 오직 당조고추만을 이용해 아무런 첨가물 없이 저온·농축방식을 통해 만든 액상즙과 생과를 분쇄·건조한 후 맛과 향을 끌어 올리는 덖음 과정을 거쳐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티백 형태로 생산하는 씨앗차가 있다.

첨가물 없이 오직 당조고추로만 직접 생산하고 있는 ‘액상즙’과 ‘씨앗차’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제는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첨가물 없이 오직 당조고추로만 직접 생산하고 있는 ‘액상즙’과 ‘씨앗차’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제는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또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개발한 데일리핏티는 당조고추와 가바(GABA) 성분이 풍부한 가바현미쌀을 주원료로 혼합·추출한 액상음료다. 데일리핏티는 당초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상품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수출에 차질이 생겼지만 현재는 국내에 유통하며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자체 쇼핑몰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일부는 농협유통을 통해 소매점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의 부모가 직접 발로 뛰어 납품을 시작한 아시아마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점에서도 당조고추와 가공품이 큰 인기를 끌어 이제는 각지의 마트에서 직접 찾아와 물건을 받아 가고 있다.

더 나아가 당조고추는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은 납품 단가 조정을 위해 잠시 쉬고 있지만 지난해 1년간 일본 코스트코와 계약을 체결하고 상품을 납품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현재는 미국과 싱가포르 등지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바이어와 인플루언서들이 큰 관심을 가지며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참여한 홍콩 박람회에서 관심을 보인 싱가포르 바이어가 현지 인플루언서와 함께 직접 김 대표의 농장을 찾아와 촬영까지 했으며 현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김 대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전북경제통상진흥원 등에서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앞으로도 더 많은 해외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농대, 농업의 든든한 동반자

농업 관련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한다면 꼭 한농대를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어고를 졸업하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자 재수를 선택한 김 대표는 소위 말하는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에게 부모는 농업전공을 권유하며 한농대를 추천했다. 당초 계획에 없던 진학이었지만 한농대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부모와 함께 농사를 시작했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농업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한농대에 들어갈 것을 추천했다. 무엇보다 내실 있는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습과 해외 견학 등을 통해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체계적으로 농업 경영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한농대에서 쌓은 여러 인연 역시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됨을 강조했다.

그는 졸업 이후에도 교수님들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었다더불어 농업에 종사하는 동기, 선후배들과 만나고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더 나아가 함께 사업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이 농사를 짓는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서로 고민을 나누며 정서적인 지지까지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대학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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