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지난해 수출물류비 지원 사업이 폐지됨에 따라 항공으로 신선 농산물을 수출하던 농가의 물류비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경기체조절(CA) 컨테이너를 활용해 농산물의 신선도는 높이면서 항공 물류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20일 농촌진흥청 국제회의장에서 ‘2024 동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유홍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는 ‘CA 컨테이너 기술을 활용한 딸기 수출의 경제성 분석’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결과 수출물류비 지원 사업이 폐지돼 물류비 부담이 커진 신선 농산물 수출 농가에 대안을 제시했다.

유 연구사는 “CA는 밀폐된 대기 환경을 조절해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로 대기 중의 산소(O2)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낮추고 이산화탄소(CO₂) 농도를 높여 농산물의 호흡을 억제해 에틸렌 생성을 억제한다”며 “아직 국내에서 CA 컨테이너 활용도는 낮지만 앞으로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농가의 수출 운송비 부담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과거 거리 제한으로 수출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장도 개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덜란드는 신선 농산물 수출 중 CA 컨테이너 비중이 40%이며 일본 역시 수출 컨테이너의 13%를 CA 컨테이너로 활용하는 등 농업 선진국들은 해상운송에서 CA 컨테이너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연구사가 수출물량, 운송요금, 적재량 등을 분석한 결과 CA 컨테이너로 딸기를 수출할 경우 1톤당 물류비 절감액은 홍콩은 23만4000원, 태국 1만9000원, 싱가포르 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난해 수출 실적에 대입하면 연간 수출 물류비 절감액은 약 1억5000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이날 학회에선 ‘중국산 마늘·양파 관세율 변화가 국내 마늘·양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감자 수입조건 변화가 국내 감자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수입 농산물이 국내 농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연구자들은 저율관세할당(TRQ)과 수입이 계속해서 증가하면 국내 생산 농가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안정적인 농업 생산 기반 마련 △일정 수준의 관세 유지와 세이프가드 발동 △품종 개량과 가공용 농산물 생산 확대 △수입 다변화를 통한 위험 분산 △비축을 통한 수급 조절 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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