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 예방, 장화 갈아신기 ‘효과적’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중장기 가축방역 발전 대책’을 발표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정부 주도 방역에서 지역-민간 주도 방역으로 전환하고 가축 전염병의 사전 예방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주요 가축전염병 이외 신규 유입 우려 질병과 소모성 질병 등의 대응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효율적인 가축전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 제도 정비, 인력 확충 등을 추진하고 현장 맞춤형 연구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중 자율방역캠페인 '장화체인지 방역챌린지'에 동참한 농가들 사진.
연중 자율방역캠페인 '장화체인지 방역챌린지'에 동참한 농가들 사진.

 

# 농가 단위 차단방역 강화

이번 대책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가축방역이 정부 주도에서 지역과 민간 중심으로 전환된다는 점인데 농식품부는 생산자 단체 등과 협업해 가칭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와 같은 농가 자율방역 캠페인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교육과 캠페인, 인센티브 등을 연계해 농가 단위 차단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방역수칙 위반 농가의 재발방지를 위한 별도의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으로 가축을 관리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에 대한 전용 교육 플랫폼을 마련, 맞춤형 교육을 강화한다.

농가들의 자율적인 방역수준 제고를 위해 농장의 방역관리 수준 평가체계를 올해 말까지 구축해 방역 우수 농장에 대해 축산사업 우선지원 등 인센티브를 확대·강화할 방침이다.

'장화체인지 방역챌린지' 캠페인 엠블럼.

# 자율방역 연중 캠페인 축산인으로 대상 확대

이런 가운데 방역에 대한 농가 인식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농식품부와 농수축산신문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자율방역 캠페인 ‘장화체인지 방역챌린지’는 기존 축산농가 대상에서 이달부터는 축산인으로 그 대상을 확대한다.

농가 단위 차단방역에서 장화 갈아신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실행하기 손쉬우면서도 효과가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AI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지난 14일 종료됐지만 철새 북상에 대비한 방역체계는 지속 유지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가금에서 AI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데 닭, 칠면조, 오리 등 가금류의 피해가 심각하고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의무 보고 질병이다.

원인체인 바이러스는 H형 16종과 N형 9종으로 144종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수시간에서 2~3일간인데 생존력은 분뇨, 먼지, 물 등에서 각기 차이를 보인다.

생존력을 살펴보면 4도의 온도에서 분뇨 내에선 최소 35일간 생존하고 계사 오염 먼지에선 2주간 생존한다. 또한 오염된 물 22도에서 4일간, 0도에서 30일간 생존하며 오염된 가금육은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 80도에서 1분간 열처리하면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직접접촉 감염으로 질병 전파가 이뤄지는 특성이 있는데 분변 단 1g으로 닭 10만 마리에서 100만 마리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방역대책기간인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뿐만 아니라 연중 상시적으로 농가 스스로 오염원 차단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환경별로 바이러스 생존기간은 겨울철 분변에선 105일간, 4도에선 30~35일간이지만 20도에서도 7일간, 호수에선 22도에서 4일간 각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된 차량, 사람, 사료, 사양 관리 기구 등을 통한 매개전파(간접전파) 가능성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 질병 예방 ‘장화 갈아신기’가 직접적인 효과

농촌진흥청 국립 축산과학원이 2022년 발표한 장화 소독의 효과 실험에서 소독 발판에서 제자리걸음 횟수 기준 1회는 장화에 분변 등 유기물이 존재해 소독효과가 감소했고 5회 제자리걸음을 해야만 유기물 대부분이 제거돼 소독약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에서 축사간 이동시 최소 5회 이상 제자리걸음으로 장화를 충분히 소독해야만 질병전파의 주범인 분변 등 유기물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는데 비오염구역에서 오염구역, 오염구역간 축사이동을 감안하면 소독에 앞서 구역별 장화 갈아신기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대 교수는 “농장 차단방역에 있어서 전실 등 농장 내부와 외부를 최소한 구분 짓는 개념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장화 갈아신기는 양돈장 등에서 효과가 좋은 개념”이라며 “최소한 농장에서 신는 신발과 구별만 해도 효과가 좋은데 축사별 전용 장화 등 구분되는 신발을 신는 것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최근 염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장염들이 대부분 환경이 불결해서 생기는 것들인데 결국 위생관리가 전혀 안 된다는 이야기니까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장화 갈아신기는 우선적이고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석재 농식품부 방역정책과 과학기술서기관은 “질병별로 바이러스 특성이 다 다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분변을 통한 감염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질병을 예방하는 실천을 농가 스스로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외부에서 농장에 들어갈 때나 축사간 이동시에 장화를 갈아신기만 잘 실천해도 특별방역대책기간은 물론 연중 질병 발생을 상당 부분 줄여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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