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유통시장 소비 파악…산지 생산자와 공유해야”
협회 회원사 의견 고르게 반영
대내외적인 소통 강화에 집중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도매시장법인이 농산물 수집과 분산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비 경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시장에서 소비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우리는 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산지 생산자와 공유해야 합니다.”
이원석 신임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농업전문지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부와 향후 업무 계획을 밝혔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낮은 자세로 농산물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농업인을 잘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출하자와 농산물 도매시장의 상생 성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그리는 도매시장법인협회의 나아갈 방향과 미래를 살펴봤다.
# 소비 시장에 맞춘 변화 필요
이 회장은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며 농산물 도매시장 역시 대응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무신사와 올리브영, 다이소 등은 전통적인 유통시장과는 차별화된 전략과 변화,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 구성 등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고 반대로 소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업체와 플랫폼은 몰락하게 됐다”며 “상대적으로 그간 농산물 산지와 도매시장이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열린 마음으로 빠르게 자신을 바꿔 나가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가락시장 내에서도 기존의 중도매인들과 차별점을 둔 이들이 좋은 성과를 내며 약진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최근 가락시장에서 성과가 두드러지는 중도매인을 살펴보면 특정 소비층을 공략해 맞춤형 상품을 마련하거나 대기업 납품에 매진하는 등 자신만의 무기를 갖추는 경우가 많다”며 “가만히 시장에 앉아 있으면 고객이 오던 시대는 지나간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몇 년 전 5kg 포장에서 2.5kg 포장으로 바꾼 대저토마토의 성공에서 보듯 1~2인 가구에 맞춘 농산물 소포장이 필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대내외적인 소통 강화에 집중
이 회장은 소통에 기반한 협회 운영, 관련학계와의 교류 등 도매시장법인협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우선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독단적인 운영이 아닌 협회 회원사의 의견이 고르게 반영될 수 있는 운영 체제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방안은 운영위원회를 조직해 중요한 사안에 대해 협의·토론을 거쳐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협회장과 가락시장지회장, 지방시장지회장 외 광역지회장을 신규 선출하고 경륜이 높은 대표, 젊은 세대의 대표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이 안에서 도매시장법인협회의 중요한 사안을 협의하고 이사회·총회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소통과 협업에 기반해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도매시장법인협회에서 주요 사안들을 꼼꼼히 살피고 추려 회원사에 빠르게 공유해 의견을 취합할 수 있는 연락망을 구축, 다양한 사안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정비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 회장은 농산물 도매유통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학계와의 협업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농산물 도매유통 연구자들에게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조사를 지원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촉진해 농산물 도매시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도매시장법인 내부에서도 농산물 도매유통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해 관련 연구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식품유통학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도매시장분과를 신설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농산물 도매유통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최근 지방의 농산물 도매시장은 거래물량 감소와 규제 압박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일본 후쿠오카 도매시장 등의 선진 사례를 탐방하고 참고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