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지난 겨울 제주 지역 월동무는 기상 악화로 작황이 부진해 저장물량이 지난해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 봄무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오는 6월까지 현재의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는 지난 9~11일 경남 창녕·밀양, 전남 무안·영암, 전북 고창 등지에서 ‘월동무 저장 전수조사 및 터널무 작황 파악’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 결과 제주 지역에서 생산된 월동무 저장물량은 3만4800톤으로 지난해 5만1800톤, 평년 평균 5만4578톤에 비해 각각 33%, 36%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월동무 파종 직후 기상이 좋지 않아 고사한 것이 많고 재파종 이후에도 폭우와 일조 부족 등으로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작황이 부진한 데 기인한다.
제주 지역에서 대규모로 무를 재배하고 있는 박일식 동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지난해 8~9월 파종한 무는 연이은 고온, 폭우, 강풍 등으로 고사한 것이 많아 9월 15일부터 재파종이 많이 이뤄졌다”며 “문제는 그 이후인 지난해 10월, 11월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고 일조량이 부족해 월동무가 알타리무처럼 작게 자란 곳이 많고 생산량도 뚝 떨어져 전체 생산량이 30% 정도는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현재 다소 오른 무 가격만큼 농자재, 인건비 등 생산비용도 엄청나게 올랐으며 저장무 경우는 저장비용과 작업비, 운임 등을 따지면 현지에서 바로 출하하는 것보다 상자당 5000원가량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무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덮어 놓고 수입 무를 시장에 들여오며 생산자를 옥죄면 내년 농사는 짓지 말란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남 창녕 등지의 저장창고 보관료는 상자당 1100~1200원 수준이며 입고·출하 작업 시 상하차 비용이 매번 200원씩 추가로 발생하며 제주에서 창고, 창고에서 농산물도매시장까지의 운임이 3000~5000원가량 발생한다.
경남 지역의 저장창고를 둘러본 결과 실제 제주 지역 월동무 저장물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창효 동광농산 대표이사는 “지난해 제주 월동무가 4만5000상자 들어온 데 비해 올해는 2만7000개만이 입고돼 저장량이 삼분의 일 이상은 줄었다”며 “13~18수짜리 작은 크기의 무가 늘어 작황이 예전만 못함을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광우 신선농산 대표 역시 “지난해 제주 월동무 저장량이 7만 개였지만 올해는 4만 개에 불과하다”며 “무 크기를 살펴봐도 평년에는 10수짜리가 40~50%가량 되는데 올해는 20% 정도에 불과하고 같은 10수라도 평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잘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둘째 주 가락시장에서 무 20kg 상품은 2만~2만500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무 도매시세가 월동무 저장물량이 출하되는 동안은 유지되다 봄무 출하와 함께 강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찬겸 대아청과 차장은 “제주 월동무 저장물량은 오는 20~25일부터 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해 다음 달 말부터 오는 6월 초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장물량은 현재 산지에서 현지 작업 후 바로 출하되는 물량보다 품위가 좋은 만큼 출하 초기 도매시세는 소폭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지 얘기를 들어보면 육지에서 생산되는 봄무 물량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며 다음달 15일부터 전남 나주에서 하우스 무가 나오기 시작해서 전남 무안·영암, 전북 고창·부안 등지의 터널무가 출하될 것”이라며 “오는 6월 봄무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무 도매시세도 다소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