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 병에 1000만원.''
지난 21일 롯데호텔의 한 와인바에서 열린 경매행사에서 한 병에 1000만원 하는 최고급 와인이 나왔다.
최초 개시가격이 990만원에서 시작한 이 와인은 프랑스에서 공수해 온 세계적 희귀와인 `에르미타쥬 라 샤펠르 1961(제조연도)''.
국내에도 안성마춤 한우생산농가인 김성희씨의 한우가 지난 22일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에서 열린 경매에서 3336만6333원에 경락,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우 한마리가 최고급 승용차 한 대 값에 맞먹는 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개당 7000원에 팔리는 사과, 100만원을 호가하는 굴비세트, 100g에 2만원이 넘는 멸치 등 고가를 호가하는 상품이 종종 출시되고 있다.
어떤 상품이나 품질 차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긴 마찬가지.
농수축산물도 품질과 마케팅을 얼마나 차별화하느냐에 따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특히 최근 웰빙(well-being)등의 여파로 먹거리에 대한 주가는 계속 올라가는 추세이다.
또 선키스트나, 델몬트, 돌(dole), 제스프리 등 세계적인 농산물 판매회사들이 어느 다국적 기업 못지않게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유도 그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화 `바람''
국내 시장에도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상품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공급자 위주였던 데서 소비자들의 눈 높이에 맞게 수량과 포장방법, 처리방법 등을 새롭게 재구성한 상품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20kg박스 단위에서 4개나 8개 단위로 분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4분의 1단위로 잘라서 파는 수박, 한끼 국거리에 딱 맞게 썰어 놓은 무우, 껍질째 먹는 사과 등 핵가족에 맞게 구성된 다양한 소포장 상품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씻거나 다듬지 않고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신선편이상품'' 판매 비중도 커지고 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샐러드류 뿐 아니라 파, 마늘, 양파, 생강 등 양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이 나왔다.
또 유기농·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들 상품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CJ는 최근 자체 친환경 브랜드인 `프레시안''이라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상품에 `생산자 인증정보''를 부착했다.
포장지 겉면에 스티커로 부착돼 있는 `생산자 인증정보''에는 판매자와 생산자 이름과 주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받은 인증번호 등이 기재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 것이다.
■냉동과일 전성기
제철이 아닌 때에도 먹을 수 있도록 급속 냉동시킨 과일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출시된 상품만도 경북 청도 매전농협의 `냉동홍시'', 대구경북능금농협의 `냉동곶감'', 경남 합천율곡의 `냉동딸기'', 전북 고창 아산농협의 `냉동복분자'' 등이다.
이 상품들은 영하 30도에서 급냉동시켜 맛과 영양손실이 거의 없고 2년까지 보관할 수 있어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하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수요까지 창출하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연구개발도 한 몫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식물육종연구실 고희종 교수 연구팀이 8년간 개발하고 안성 고삼농협이 시판하고 있는 `발아현미''는 고기능성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현미에 비해 쌀눈이 3~5배 가량 커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가 뒷받침 되면서 가격도 4kg에 6만원으로 일반 현미가격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즉석 도정미''를 선두하고 있는 (주)한국라이스텍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현미도정기를 개발,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업체는 현미를 도정한 후 남겨진 미강으로 현미쌀눈티백차를 개발, 또 다른 부가가치를 낳고 있다.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포장기술도 뒷받침되면서 상품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필름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농산물의 탄소 동화작용시 발생하는 가스를 줄여주는 재질이 개발되는가 하면 농협양주연합은 벼 수확 즉시 원적외선과 음이온 등이 방출되는 `한방 바이오 탱크''에 저장, 햅쌀로 지은 것과 같은 밥맛이 나도록 하고 있다.
■`규모화''와 `조직력'' 필수
이처럼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정 물량을 지속적으로 납품해 줄 수 있는 규모와 그를 안정적으로 끌고<
- 기자명 최상희
- 입력 2004.05.24 10:00
- 수정 2015.06.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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