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더 꼼꼼한 기형 과실 위주 적과 작업 필요

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농가 부담 심화
정부·지자체 신속하고 정확한 피해 대응 나서야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지난 15일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전남 나주를 방문해 배 생육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15일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전남 나주를 방문해 배 생육 상황을 점검했다.

이달 초·중순 배 주산지에서 저온으로 인한 배꽃 냉해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착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배 농가의 생산 비용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과 지난 12~13일 강설로 전남 나주·영암, 경남 하동, 경북 상주 등 배 산지에 냉해 피해가 발생했다. 저온·적설로 인해 개화한 배꽃의 암술이 타거나 꽃 자체가 얼어 동해를 입은 것이다.

착과 이후에야 정확한 피해 상황과 향후 생산 동향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자체별로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되진 않았지만 배 주산지인 나주의 생산 농가들은 50~60%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 회장은 냉해 피해가 심한 곳은 배꽃 7~8개 중 5~6개 정도가 추위에 고사했다다만 같은 나주 관내에서도 지대가 높고 통풍이 잘되는 곳은 냉기가 금세 사라져 피해가 적은 반면 지대가 낮고 공기가 머물러 있는 과원은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상대적으로 빨리 개화한 남쪽 지역의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특히 상주 지역은 영하 4~6도까지 기온이 내려간 영향으로 단순 서리로 인한 냉해가 아니라 꽃 자체가 얼어버리는 동해 피해가 발생해 더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범현 상주 외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소장은 “2020년 냉해 피해가 발생해 배 수출 물량이 거의 절반 정도로 줄었었는데 그 당시보다 현재 피해 상황이 더 심각해 80~90% 정도의 배꽃이 동해 피해를 봤다“2020년 이후 상주시의 지원을 받아 열풍방상팬을 배 농가에 많이 보급했지만 기온이 영하 4도 이상으로 떨어지다 보니 방상팬으로도 동해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배꽃이 냉해 피해를 봐 멀쩡한 꽃을 찾아 인공수분을 하다 보니 작업속도가 더디고 그에 따라 인건비 등이 추가되는 상황이다. 더불어 착과 이후 적과할 때도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상대적으로 기형이 심한 과실을 솎아내야 한다는 조언이다.

권 회장은 냉해 피해가 폭넓게 발생한 만큼 적과를 너무 적게 하면 기형과 비율이 올라가 정품이 적어질 테고 너무 심하게 과실을 솎아내면 나무 세력 관리가 힘들어 내년 농사가 힘들어질 수 있다결국 평소보다 더 꼼꼼히 과실을 살펴 최대한 기형이 심한 과실 위주로 적정량의 적과를 진행해야 하는 데 그러다 보면 또 인건비 등 생산비 부담은 심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에서 피해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필요한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전남 나주의 배 농가와 과수거점 산지유통센터 등을 방문해 인공수분 현황을 살폈다. 더불어 농식품부는 향후 배의 단계별 생육상황 정밀조사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생육관리협의체를 중심으로 피해 수준별 생육 관리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