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도매시장 1조 원 도전·B2B 기반 상생플랫폼 구축할 것”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기후위기와 수급불안이라는 구조적 변화와 유통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본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현장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농업인에게는 소득안정과 판로개척을, 소비자에게는 신뢰받는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월 31일 임명된 기운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통이사는 기후변화로 먹거리가 불안정한 시대, 유통 혁신을 통해 농업인과 소비자의 생활에 기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온라인도매시장 운영 내실화·온라인도매시장법 제정 총력
aT 유통본부와 지역본부는 지난 2월 24일 합동으로 ‘유통본부 혁신성과 창출 워크숍’을 개최해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혁신 방안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올해 유통본부는 △농수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 △직거래 활성화 △공공먹거리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농수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은 2023년 11월 말 공식 개장한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 이사는 “본격 운영의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전사 역량을 결집해 이용자 유치와 거래활성화 노력으로 거래실적 6737억 원을 달성했다”며 “개설 1년차 시장에게 매우 도전적 거래목표로 생각되던 5000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인 동시에 32개 공영도매시장 중 5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실적”이라고 지난해 운영을 평가했다.
단순히 거래실적 목표만 달성한 게 아니라 산지, 소매상 등 도매유통주체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유통단계가 4~5단계에서 2~3단계로 줄어들고 소비지 구매금액은 4.5% 감소한 반면 농가수취금액은 3.6% 높아져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실질적인 이득을 봤다는 설명이다.
올해 온라인도매시장 운영 목표는 거래실적 1조 원 이외 제도개선 등 안정적인 시장운영 기반 마련과 함께 우수사례 발굴과 성과의 파급효과를 확산하는 등의 사업 내실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온라인도매시장법)’ 제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기 이사는 “온라인도매시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온라인도매시장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가령 기존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매시장 법인은 반드시 물건을 중도매인한테만 공급해야 하지만 온라인도매시장에선 도매법인도 소비자에게 직접 팔 수 있고 중도매인도 꼭 도매법인으로부터 물건을 구매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확실한 규제개선 보장이 온라인도매시장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온라인도매시장은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도매법인 직거래 등 농안법에서 규제하는 행위가 허용되고 있지만 실증특례 기한이 오는 10월 3일까지로 어디까지나 임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aT는 온라인도매시장법 제정이 불발됐을 때를 대비해 실증특례의 2년 연장도 준비하는 중이다.
# B2B형 농산물 직거래장터로 상생플랫폼 구축
한편 올해 처음 추진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는 aT가 새롭게 준비하는 기관간 거래(B2B) 플랫폼이다.
기 이사는 “노령화되고 영세한 농가들이 수요자 찾는 비용 없이 앉아서 돈 벌 수 있는 직거래 장터의 정례화와 전국적 확산이 필요하다는 홍문표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지자체가 추천하는 우수농축수산물을 기업 구매 수요와 연결해 농가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기업에겐 지자체장이 추천하는 우수 농축수산물 구매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직거래 모델”이라 설명했다.
참여구매기업 확정, 지자체 모집, 상생협약 체결, 구매상담회 개최, 사후관리 등 단계별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미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같은 대형 단체급식·식자재기업·대형마트 10개사가 구매파트너로 참여를 희망할 만큼 업계의 관심도 높다.
기 이사는 “시군별 주력 생산 품목의 출하기, 특산품 희망공급 시기, 대형구매사의 구매희망품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전 매칭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상담 이후에도 추진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성과 관리를 시행해 새로운 직거래 모델이 농가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상생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