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품종 개발·맞춤형 시범마을 운영 통해 세네갈 농업 구조 혁신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세네갈은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농업 중심 국가로, 전체 인구의 약 6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쌀, 감자, 양파 등 주요 작물의 자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기후변화와 도시화, 영세한 영농 구조, 낙후된 종자 생산 체계는 세네갈 농업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도전을 안겨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3년 출범한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세네갈센터는 세네갈 농업연구청(ISRA)과의 전략적 협력하에 자급형 종자 생산 체계 구축과 고부가가치 품종 개발, 지역 맞춤형 시범마을 운영 등을 통해 세네갈 농업의 구조적 전환을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농가 교육, 농업기술 컨설팅, 농기계 보급 등 다각도의 현장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무병 씨감자 기술, 종자 수입국에서 자급국으로의 전환 추진
세네갈의 연간 감자 소비량은 약 9만5000톤에 달하지만 자국 내 생산량은 1만5000톤 수준에 머무르며 전체 소비량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씨감자의 경우 전량을 유럽으로부터 수입해왔으며 가격 변동성과 품질 불균형이 농가 경영에 큰 부담이 돼 왔다.
이에 따라 KOPIA 세네갈센터는 2021년부터 무병 씨감자 생산 기술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세네갈 토양과 기후 조건에 적합한 현지형 조직배양 및 수경재배 시스템을 도입했다. 생장점 배양, 액체·고체 진탕배양을 병행한 조직묘 생산 시스템은 지난해 기준 4090주 이상의 바이러스 프리(virus free) 배양묘 생산으로 이어졌고 수경재배를 통해 1440주 이상의 정식묘를 확보했다.
이 기술은 단순한 배양기술 이전을 넘어서 현지 농업인들의 참여형 실습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내재화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 총 816명의 농업인과 기술 담당자가 교육을 받았다.
특히 2023년에는 토경 재배 실증을 통해 1.5톤 규모의 원종 생산에 성공했으며 그 중 87%가 실제 농가의 씨감자로 사용되면서 수입 대체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향후 3년간 총 20톤 이상의 무병 씨감자 보급 체계를 완성하고, 국내 민간종자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도 함께 타진할 예정이다.
# 벼 종자 자급률 향상, 남부지역 중심에 ISRIZ 품종 확대 보급
세네갈은 쌀 소비량이 연간 270만 톤에 달하며, 이 중 약 120만 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급률은 약 44% 수준으로, 특히 남부지역은 재배 여건은 뛰어나지만 우량 벼 종자 수급 불균형과 영농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낮은 생산성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KOPIA는 2021년부터 이스리즈(ISRIZ)-6, ISRIZ-7 등 세네갈 토착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다수확 벼 품종의 보급 확산에 나섰으며 남부지역의 종자 생산기반 조성과 농업인교육을 병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총 144ha의 면적에서 267톤의 종자를 생산했으며 보급종 확대를 위한 포장 조성, 수확 후 저장기술, 현장 기계이앙 기술 실습 등 다양한 지원이 병행됐다.
교육에 참여한 농업인은 421명에 달하며 일부 농가에서는 ha당 5톤 이상의 수확량을 달성, 지역 평균보다 1.5배 이상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다. ISRA와의 협력 하에 보급종 생산포와 농가 계약재배 체계를 확립 중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세네갈의 벼 종자 자급률 향상과 수입 대체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인터뷰] 조창연 KOPIA 세네갈센터 소장
“해외농업기술개발 사업은 개도국에서 주로 이뤄진다. 이것은 생활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여기서 일을 하다보면 노력한 것 보다 큰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비록 한국보다 결실이 늦게 열리지만 확실하게 결실을 볼 수 있다. 이것이 해외농업기술개발 사업에 대한 자기만족을 가지고 올 수 있는 메리트다.
세네갈에 벼재배에 필요한 농기계를 2년간 지속적으로 도입했다. 한국 벼 재배에 특화돼 있고 편리성이 높으며 가성비도 좋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현지 기업이 한국농기계를 직수입해서 판매하려고 한국농기계회사의 대리점을 세네갈에 열었다. 지금까지 트랙터 20대 등 다양한 농기계를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특히 벼재배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이 이앙재배 수확 등 특화된 기술이 축적돼 있다. 일본 제품은 성능은 좋지만 고가이고 중국산은 저가이지만 품질이 나쁘고 한국산이 품질 가격에서 좋은 가성비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