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현 전남대 교수, ‘농장동물복지의 개념과 한돈산업에서의 적용 방안’ 발표
둥지짓기·모성행동 최대한 보호해야
생시자돈 면역↑고다산 품종 자돈 폐사율↓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돼지 생산성 제고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선 어미돼지의 본능적 행동을 최대한 고려한 분만사 관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윤진현 전남대학교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더네스트 서초교대점 대회의실에서 대한한돈협회, 한돈자조금, 한돈미래연구소 관계자와 축산전문기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장동물복지의 개념과 한돈산업에서의 적용 방안’을 발표했다.
윤 교수는 이 자리에서 개념적 차원에서 유럽의 동물복지 정의는 다양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1980년대 필요(needs)에서 1990년대, 2000년대 대응(coping), 스트레스(stress) 저감 등으로 변화됐고 평가기술이 발달하면서 2010년대부터는 동물의 감정(feels)을 파악하는 것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2000년대 들어 유럽의 50여개 연구소, 약 5000개 농장이 참여한 방대한 연구를 통해 특히 농장동물복지의 경우 사료·음수 급이, 상해·질병, 번식·육종, 사육장소, 관리자를 비롯해 행동기회가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파악됐는데 결국 동물의 복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트레스 저항능력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최근 응용동물행동학(Applied ethology)을 기반으로 동물복지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동물의 상태나 행동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사육면적, 바닥재 상태, 환기상태 등 환경·시설기반 측정은 영양상태, 건강, 정상적인 행동 등을 평가하는 동물기반 측정방식으로 바뀌어야 하고 결국 이는 생산성 향상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농장동물복지의 기준이 시설보다는 행동관찰을 기반으로 한 돼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분만틀 둥지짓기 행동 유도 물질 제공이나 톱밥, 볏짚, 슬링벨트 등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돼지의 본능과 스트레스 등 부정적 감정을 완화시키면서 긍정적인 감정상태를 나타내는 행동을 보이는지를 체크하고 측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윤 교수는 분만사 동물복지 환경 최적화와 고다산성 품종의 자돈 폐사율 증가와 관련된 연구를 통해 “어미돼지가 기존 분만틀에서 본능인 둥지짓기를 하지 못하면 물리적 상해를 하거나 내분비 호르몬이 억제되고 모성 본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분만 중 활동 증가로 앞서 태어난 새끼의 압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연구됐다”면서 “결국 이같은 산화스트레스는 고다산성 품종에서 더욱 과부화 문제를 드러내며 호르몬 불균형, 생시 저체중, 저산소증, 태어난 새끼의 활력 저하, 압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돈미래연구소는 산업에 도움이 되고 반드시 필요한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도헌 한돈미래연구소장은 “군사를 해야만 동물복지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 것 같아 산업동물복지의 개념을 업계 현실에 맞게 다시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물복지의 근본 문제가 시설에 있는 게 아니라 모돈 스트레스를 줄이는 바닥재를 사용한다든가 이동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결국 돼지와 돼지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윤 교수는 2011~2015년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수의학박사(동물행동복지전공)에 이어 2015~2020년 핀란드 동물복지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을 역임했고 2020년 9월 전남대 동물자원학부에서 양돈생산학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