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쌀 임의자조금이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중심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농협에 따르면 132개 농협 RPC와 80여 민간 RPC 등은 오는 13일 발기인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쌀 임의자조금 출범을 준비한다.
쌀 임의자조금의 구성요건은 양곡도정업 신고업체 2455개소 중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상 농수산업자 해당하는 603개소 중 10% 이상의 서명이며, 이번 발기인대회에는 300개소 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칭펀드로 조성되는 재원규모는 거출금과 정부지원을 합쳐 280억 원가량이 예상된다.
농수산자조금법상 자조금의 용도는 농수산물 소비촉진 홍보, 교육, 정보제공, 자율적 수급안정, 유통구조 개선, 수출활성화 사업, 품질·생산성 향상 등과 관련한 조사·연구 등인 만큼 이번 쌀 자조금을 통해 쌀 소비촉진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조금 운영과 관리를 위한 자조금단체 구성은 이번 발기인대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동안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쌀 자조금조성이 추진됐으나 농가 참여, 거출 등과 관련한 부분에서 크게 진척을 거두지 못하면서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정작 쌀값 하락 등에 따른 신속한 대응이 미진했다는 반성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쌀 자조금은 의무자조금이 아니라 임의자조금인 만큼 의무자조금에 비해 조성과 운영·관리측면에서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농수산자조금법상 농수산물 품목에 임의자조금이나 의무자조금 중 하나만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향후 의무자조금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참여 대상과 인식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관계자는 “쌀 농가의 소득지지를 위한 소비촉진 활동 등 자조금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자조금을 만드는데는 이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며 “최근에는 쌀 소비감소세가 심각한 만큼 RPC를 중심으로 임의자조금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신속히 대응하고 고품질 쌀 생산과 쌀 소비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희성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그간 쌀 의무자조금 조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추진이 쉽지 않았는데 RPC를 중심으로 임의자조금이 조성된다는 얘기에 농업 관련 단체별로 다양한 반응이 전해지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는 단체도 있는 만큼 향후 농업인단체의 참여 확대를 통해 농업인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은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쌀 임의자조금 설치 추진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할 식량주권의 전가”라며 “반민주적 졸속 추진이 아니라 농업인단체의 실질적 참여와 공개 논의를 통해 추진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