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송아지, 씨앗~과채류까지
현장 중심 농업 미래 설계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KOPIA는 지난해 다년생 목초와 두과 혼파 기술을 개발·보급, 초지 생산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혼파 기술은 밀, 보리, 귀리 등 곡물류와 알팔파, 사인포인 등의 두과식물을 함께 파종하는 방식으로 초지 보호와 영양 가치 향상, 첫해 수확 가능성 확보라는 세 가지 효과를 얻었다.
KOPIA는 지난해 다년생 목초와 두과 혼파 기술을 개발·보급, 초지 생산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혼파 기술은 밀, 보리, 귀리 등 곡물류와 알팔파, 사인포인 등의 두과식물을 함께 파종하는 방식으로 초지 보호와 영양 가치 향상, 첫해 수확 가능성 확보라는 세 가지 효과를 얻었다.

 

광활한 초원과 산악지대가 어우러진 중앙아시아의 중심, 키르기스스탄.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과다 방목과 기후변화로 초지가 황폐화되고 축산 생산성은 정체되면서 농가의 생계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키르기스스탄센터는 2021년 개소 이래 농업·축산 분야에 한국형 기술을 접목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센터는 현재까지 총 5개의 협력과제를 수행하며, 기초사료 재배기술·종자보급 체계 구축, 젖소개량 인공수정 실증사업 등 주요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농업부와 축산국의 협력을 강화하며 기술 내재화와 현장 확산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 초지 복원과 사료 자급체계 구축

키르기스스탄은 축산업이 전체 농업국내총생산(GDP)의 약 47%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임에도, 과다 방목과 종자 공급 부재로 초지 황폐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OPIA2023년부터 기초사료 재배기술 및 종자보급 체계 구축과제를 추진해왔다. 지난해까지 다년생 목초와 두과 혼파 기술을 개발·보급해 초지 생산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혼파 기술은 밀, 보리, 귀리 등 곡물류와 알팔파, 사인포인 등의 두과작물을 함께 파종하는 방식으로 초지 보호와 영양 가치 향상, 첫해 수확 가능성 확보라는 세 가지 효과를 얻었다. 또한 나린 지역을 대상으로 터키산 조생종 옥수수 시험 재배를 진행, 고위도 지역에서도 110일 이내에 수확 가능한 사일리지용 품종을 선발했다. 이를 통해 겨울철 사료 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료 생산 면적은 36.45ha로 확대됐고, 내년까지 50ha 이상으로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 젖소개량 인공수정 실증사업

키르기스스탄 젖소의 평균 유생산량은 마리당 2014kg으로 선진국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자연교배 비율은 90.5%에 달해 인공수정을 통한 유전적 개량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응해 KOPIA는 지난해부터 젖소 생산성 개선 인공수정 실증사업을 본격화했다. 1년차에는 총 1500회의 인공수정을 실시해 1063마리의 송아지 분만을 달성했으며 이는 목표 대비 101.2% 성과다. 인공수정 성공률 향상과 병행해 농업인 대상 인공수정 교육(179), 인공수정사 양성 교육(138) 등 인력 기반도 확충했다. 또한 파일럿 농장을 27개소로 확대해 북부 추이주와 이식쿨주를 넘어 남부 탈라스, 오쉬 지역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추산 결과 송아지 판매를 통한 농가 추가 소득은 약 5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기술보급을 넘어 농가소득 향상이라는 실질적 효과로 연결되고 있다.

 

# 농화학 실험실 재건축 및 사료 분석 인프라 구축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사료 품질 관리 체계가 미비해 농가 단위에서 사료 성분을 정확히 분석하거나 모니터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KOPIA는 올해부터 농화학 실험연구실을 재건축하고, 사료·토양·축산물 분석 장비를 신규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600건 이상의 시료 분석이 가능해지고, 사료 품질 개선, 축산물 위생 안전성 확보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완전배합사료(TMR) 활용을 통한 체계적 소 사양기술 확산도 병행할 계획이다.

 

# 10년 협력의 토대 위에 미래를 설계하다

KOPIA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인공수정 연간 20만 회 달성 목표, 초지 복원 정책 지원, 축산 생산성 15% 향상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함께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초지에서 송아지까지, 씨앗에서 과채류까지. KOPIA 키르기스스탄센터는 현장 중심의 지속가능 농업 협력을 통해 중앙아시아 농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Interview] 주광석 KOPIA 키르기스스탄센터 소장

사업주체 양성, 능력 배양...ODA 사업의 큰 장점

 

해외농업기술개발 사업은 그 동안 배운 것들,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아왔던 것들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ODA 사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사업 주체를 양성하고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다만 전체를 보지 못하고 기증할 건물이나 장비에만 신경쓰다 보니 운영의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이는 ODA 사업 주체들도 모두 인식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시스템 전체가 변화돼야 하는 문제라 당분간 쉽게 해결될 수는 없다. 그나마 KOPIA 사업의 장점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고 센터에서 직접 주관해 사업을 운영하고 첫 단계가 마무리 되면 이를 그 다음 단계로 이어서 확장해 나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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