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전국의 한우농가들이 농협의 사료값과 도축수수료 인상계획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달 29일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사료의 가격인상과 4대 축산물 공판장의 도축수수료 인상 시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개최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사료가격을 1kg당 13원을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도축수수료 1마리당 1만 원 인상계획을 밝혔다.
이에 한우협회는 소값 폭락, 생산비 급등으로 4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농가들은 이미 고사 직전이며 지난해 통계청 기준으로 한우 한 마리를 팔 때마다 160만 원의 적자를 봤다고 밝혔다. 특히 2년 사이 더는 버티지 못한 한우농가 1만 호가 폐업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는 사료값 인상이나 도축수수료 인상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고 한우농가의 목을 죄는 생존권 박탈로 농협이 농업을 포기하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특히 협회는 농협에서 사료값 인상요인으로 지목하는 환율은 달러가치를 낮추려는 한미환율협상으로 점차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지난달부터는 1360원대로 떨어지며 고점대비 100원 이상 하락한 상황을 짚었다. 환율 하락이 예상되고 사료의 주요 곡물가격도 하향세인 만큼 인상은커녕 선제적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윤순성 한우협회 전남도지회장은 “농민 중 농협의 조합원이 아닌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며 “농촌의 협동과 상생을 바탕으로 운명공동체로 탄생한 농협이 농민을 배반하고 있는 꼴로 당장의 이익을 위해 계열사 배불리기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농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농업농촌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야 한다”고 농협의 사료값‧도축비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우리는 생존을 위해 마지막 희망을 안고 농협중앙회 앞에 섰다”며 “농협은 살찌고 농민은 말라가는 작금의 사태를 비판하며 농협이 진정한 농민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조개편과 법적‧제도적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