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소비행태 변화 심포지엄

과일 채소 구매 횟수 줄어들고
소비 다양성 두드러져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지난해 고물가 현상으로 과일·채소 구매 횟수가 줄어든 대신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못난이 상품,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소비하는 현상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또 소비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과거보다 다양한 품종의 과일을 찾는 소비 다양성이 두드러졌다.

엄하람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연구원은 농촌진흥청이 지난 5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 강의실에서 개최한 ‘2025 농식품 소비행태 변화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소비행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엄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선식품의 물가지수는 33.9% 증가했지만 연평균 구매액은 216만 원에서 277만원으로 28.0% 증가했다. 동기간 가공식품도 물가지수는 25.4% 증가했지만 연평균 구매액은 194만 원에서 214만 원으로 10.0% 증가해 물가지수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구매액 증가률을 보였다.

과일의 경우 지난해 구매 횟수는 2017년 대비 10.6% 감소한 가운데 2017년보다 지난해 더 자주 구매한 품목은 청포도(266.6%), 블루베리(110.6%), 망고(61.3%), 키위(44.2%), 레몬(41.0%), 만감류(39.2%)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절대적인 구매 횟수로는 바나나, 사과, 딸기, 밀감류가 동기간 구매횟수가 줄어든 가운데에도 변함없이 1~4위를 차지했다.

채소는 2017년 대비 지난해 구매횟수 감소비가 0.05%로 미미했다. 2017년 대비 구매횟수가 늘어난 채소 품목은 쌈배추(78.0%), 숙주(51.8%), 양배추(32.5%), 단호박(31.9%), 팽이버섯(22.2%), 토마토(17.5%) 등이었다. 동기간 절대적인 구매 횟수 순위를 분석하면 콩나물과 오이가 변함없이 1~2위를 차지했지만 대파가 4위에서 3위로, 양파는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2017년 3위였던 애호박은 지난해 5위로 밀렸다.

맛·영양은 이상 없지만 외관 등에 하자가 있어 상품성이 떨어져 저렴하게 판매되는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 데이터로 확인됐다.

농진청 농식품 소비정보 데이터에 따르면 못난이 과일과 채소 구매는 2017년에는 통계적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2020년 이래 급증해 지난해 기준 가구당 과일은 연평균 약 2만300원, 1.4회, 채소는 2100원, 0.4회 구매했다.

못난이 농산물로 많이 구매하는 과일은 사과, 참외, 딸기, 만감류 등이었으며 채소는 토마토, 당근, 대파, 오이 등이었다.

유통업체 자체 개발·판매 브랜드인 PB상품 구매 횟수와 액수도 못난이 상품과 마찬가지로 2020년 이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과일 소비에선 고물가 시대임에도 소비 만족도를 높이고 한 품목에 대한 물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성 구매 행동이 유의미하게 확인됐다.

가령 청포도의 경우 썸트렌드 소셜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샤인머스켓과 어텀크리스피의 언급량이 전년 대비 24.4%, 38.3% 감소한 데 반해 쥬얼머스캣, 캔디하트, 스윗글로브 등은 34.5~107.6% 상승하면서 새로운 품종을 찾는 트렌드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이같은 트렌드는 구매 행동에도 연결돼 청포도, 딸기, 사과, 복숭아 등은 각 품목 구매 금액 중 품종이 기재된 상품의 구매 금액 비중이 2017년보다 지난해 9~9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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