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대 환경에 적합한 병해충·가뭄 저항성 품종 보급…과테말라 농가에 활력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코피아 과테말라센터는 병해충과 바이러스 저항성 씨감자 신품종 연구개발을 추진, 농가에 활력을 주고 있다. 사진은 협력농장에 씨감자를 파종한 기념사진.
코피아 과테말라센터는 병해충과 바이러스 저항성 씨감자 신품종 연구개발을 추진, 농가에 활력을 주고 있다. 사진은 협력농장에 씨감자를 파종한 기념사진.

 

과테말라는 농업이 주요 산업이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가뭄과 병충해 피해가 잦아지고 있어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프리홀(강낭콩 종류)과 감자는 주민들의 중요한 식량이자 소득원인데, 최근 생산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 강수량 500mm이하의 건조회랑(dry corridor) 지역에 걸쳐 있는 과테말라는 매년 극심한 가뭄 피해와 더불어 최근에는 계속된 해충 피해까지 겹쳐서 작물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실정이다.

이에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과테말라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부터 과테말라 농축산식품부(MAGA)와 협력해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프리홀 신품종 도입으로 농가 활력 찾다

프리홀은 과테말라 사람들의 주식 중 하나로, 연간 1인당 약 16kg을 소비할 만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건기에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고, 총채벌레 같은 해충의 피해가 심해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OPIA는 가뭄과 병해충에 강한 신품종 프리홀을 현지에 보급하고, 과학적인 재배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가뭄에 강한 신품종인 리히로(Ligero), 파트리아르카(Patriarca), 코르티(Chorti) 등을 선정해 5톤의 우량종자를 현지 농가에 보급했다. 또한 병해충 방제를 위해 총채벌레 유인용 청색끈끈이트랩과 효과적인 방제 약제를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했다.

그 결과 생산성이 기존 ha당 1.01톤에서 1.22톤으로 20.6%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마을 단위로 종자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종자은행을 설치하고 농가를 대상으로 종자보관 교육을 통해 안정적인 종자 관리와 보급 시스템도 구축했다.

# 감자 생산성 향상, 식량안보에 기여

감자는 과테말라 고산지대 농업인들에게 중요한 식량 작물이지만 기존의 품종과 재배기술로는 병해충 피해와 저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수확량이 크게 감소해 어려움을 겪었다.

KOPIA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과테말라 고산지대 환경에 적합한 병해충 저항성 품종을 도입해 지역 적응성 실험을 진행하고, 수량성이 높은 우수한 품종을 선정해 농가에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총 30톤의 우량 씨감자를 농가에 보급했고, 토양 해충 방제를 위한 효과적인 약제도 선발했다. 또한 씨감자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반지하 저장고를 현지 7개 마을에 설치했다. 이 저장고는 내부 습도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 씨감자의 품질을 유지하고 장기 보관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기술 지원을 통해 감자의 생산성은 1기작 기준 ha당 11.6톤에서 13.9톤으로 약 20.1% 증가했으며, 농가 소득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

# 과테말라 농업과학기술청의 씨감자 연구기반 강화 지원

과테말라 농업과학기술청(ICTA)의 씨감자 품질 향상과 생산 기반 연구 강화를 위해 KOPIA 센터는 연구 기반 인프라 구축과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병해충과 바이러스 저항성 씨감자 신품종 연구 개발·증식을 위한 기자재와 시약 등을 지원했으며 씨감자 생산을 위해 소괴경 생산 수경온실·망실 등의 시설을 설치했다. 국가 씨감자 생산·보급 체계가 미흡한 관계로 대부분의 씨감자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영세한 감자 재배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ICTA와 KOPIA가 공동으로 과테말라 현지에 맞는 씨감자 생산·보급 체계를 세우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혁신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과테말라 씨감자 자급 생산 체계를 확립해 감자 생산성의 증대와 농가의 소득의 향상, 나아가 과테말라 식량안보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를 위한 농업기술 확산

KOPIA 과테말라센터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지 농업인과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기술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제공해 기술을 더욱 확산시키고, 농업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테말라 농촌 지역에서 시작된 이러한 기술 혁신은 현지 농업인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농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KOPIA는 앞으로도 실질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권민 소장
권민 소장

■ [인터뷰] 권 민 KOPIA 과테말라센터 소장

- 한국 제품 선호도 높아…유기농업자재 수출가능성 주목

“과테말라 농촌지역 인구의 빈곤율은 80~9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KOPIA과테말라센터는 작물 생산성 향상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테말라의 주요 농산물은 옥수수, 사탕수수, 커피, 바나나, 과일류, 콩, 감자 등으로 관련 농기계, 농자재의 수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대부분 멕시코나 중국산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나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수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은 현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시장조사를 의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농업기술과 관련해서 과테말라의 농업환경은 농작물 병해충 피해가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병해충 방제제의 요구가 높다. 따라서 한국의 유기농업자재(토양, 병해, 충해) 생산 회사의 도전을 권장한다. 참고로 화학비료나 농약의 수입은 MAGA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며 검역이 매우 까다롭고 요구하는 통관서류도 매우 복잡하다.

KOPIA 센터가 설치된 국가는 모두 개발도상국이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개도국의 문화와 사회적, 경제적 상황 등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태도가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견 전에 해당 국가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 농업과 농업기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은 많을수록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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