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 복합 저항성 벼 품종 확산
쪽파·만다린 고품질 생산 기반 조성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동남아시아 내륙국 라오스는 전체 인구의 약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업국가지만 낮은 농업 생산성, 기후변화, 기술 부족 등으로 식량 자급률과 농가 소득이 모두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라오스센터는 2016년 개소 이후 지역 맞춤형 기술협력과 품종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16개 협력과제를 수행한 KOPIA 라오스센터는 벼·쪽파·만다린 등 주요 작물에서의 품종 개발과 생산기술 고도화, 수확 후 관리체계 구축 등을 통해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복합 저항성 벼 품종의 확산과 쪽파·만다린의 고품질 생산 기반 조성은 KOPIA 라오스센터의 대표성과로 손꼽힌다.
# 벼 종자 생산 및 재배 기반 조성 패키지 사업 연계 모델로 주목
라오스는 연간 250만 톤 이상의 쌀 생산이 필요하지만 전국적으로 저지대 천수답으로 수리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홍수, 가뭄 등 기후변화로 안정적인 쌀 생산이 쉽지 않다.
이에 KOPIA 라오스센터는 한국농어촌공사의 ‘디지털 정보를 활용한 수자원 관리 및 농업용수 지원사업’과 연계한 ‘벼 종자 생산 및 재배 기반 조성 패키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패키지 사업은 벼 종자 생산부터 재배 기반 정비, 농기계 보급, 수확 후 관리시설 구축, 교육훈련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농업지원 모델이다. 지난해 총 28.4톤의 벼 보급종 종자를 생산했으며 올해 재배를 위해 194ha에 11.7톤의 종자를 보급했다.
이 사업은 KOPIA와 농어촌공사 간 기관 간 협업의 대표 사례로, 라오스 내 수자원 기반 벼 생산체계의 선진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 만다린 재배 기술혁신으로 농가소득 2배 증가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의 남방지역은 700ha 이상이 만다린 주산지이지만 대부분 종자 번식 방식으로 재배돼 생산성과 품질이 낮고 병해충에 취약했다.
이에 KOPIA는 2022년부터 ‘만다린 생산성 향상 실증사업’을 통해 육묘기술 개발, 재배기술 개선, 생산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병해충에 강하고 뿌리 활착률이 높은 고품질 접목묘 1000주를 농가에 공급했다. 이와 함께 기존 고사목을 제거하고 새로 심은 과수원에서 가지 유인, 전정, 시비, 방제 등 재배 전반의 기술을 체계화, 농가에 현장 중심으로 교육했다. 그 결과 기술을 도입한 과수원의 평균 수확량은 1ha당 13.9톤으로, 기존 관행농가의 7.2톤 대비 거의 2배에 달했다.
# 쪽파 종구 자급과 수확 후 기술로 생산비 절감
라오스는 쪽파 종구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격도 높아 농가의 비용 부담이 컸다.
이에 따라 KOPIA는 지난해부터 종구 생산 기술과 수확 후 관리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생산성·내열성이 우수한 3개 품종을 선발하고 비가림 하우스 설치와 차광망 기술 도입을 통해 우기 재배 가능성을 높였다. 시범농가의 생산성은 노지 일반농가 대비 최대 247% 증가했다. 250kg의 종구를 생산해 농가에 지원했으며, 우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선 쪽파 생산관리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 지역 밀착형 개발협력, 농업인 자립의 기반 마련
KOPIA 라오스센터는 기술 보급을 넘어 종자·농기계·수확 후 인프라를 포함하는 통합 패키지 방식의 지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 생산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역별 맞춤형 기술사업의 확산, 수확 후 시설의 효율적 운영, 현지 전문가 양성 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한국형 농업개발협력 모델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nterview] 권도하 KOPIA 라오스센터 소장
한국 농업기술의 보급은 자연스럽게 해외진출로 이어져
“‘벼 패키지 사업’을 낙후된 벼 건조, 저장, 도정 시설 설치와 운영교육, 유통까지 일관화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KOPIA와 라오스농림연구청(NAFRI)은 자문역할을 맡고 있다. 이 위원회를 통해 벼의 정선, 건조, 도정, 그리고 유통판매에 이르는 모든 의사결정을 스스로 수행하고 있다. 향후 코피아 사업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농업인들에게 편익과 이익을 주는 성공적인 공적개발원조(ODA)모델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
KOPIA 사업에 투입되는 주요 기자재는 우선 가격조건을 검토하고, 둘째로 사후관리, 즉 애프터서비스를 핵심요소로 고려한다. 벼 패키지 사업의 벼 수확 후 관리시설에 설치되는 건조기, 도정기 등 주요 기계류는 모두 한국산으로 설치됐다. 한국의 농업 기술뿐만 아니라 농업기자재 등도 그 우수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한국 농업기술의 보급은 자연스럽게 한국 농기업의 해외진출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