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현재 한 달에 평균 20~30마리 정도 출하하고 있습니다. 7마리에서 시작한 흑염소 사육이 이제는 저의 전부가 됐죠. 지금까지 제도권 밖에 있었던 흑염소 산업이 혈통등록을 통해 더욱 발전하기를 바랄 뿐이에요.”

겨우 일곱 마리의 염소로 농장 일을 시작했던 김영화 산내들목장 대표는 어느덧 연간 수백 마리를 출하하며 고정 소비처까지 확보한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췄다.

전북 순창에서 40여 년간 흑염소 사육에 매진해 온 김 대표를 만나 그의 노하우와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 방목 사육의 장점… 건강한 염소, 낮은 비용

김 대표는 산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임야 방목 기반의 사육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초기에는 개인 소유 임야 5ha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약 69만4200㎡(21만 평) 규모로 확대됐다.

산내들농장의 가장 큰 강점은 방목 사육이다. 염소가 스스로 움직이고 풀을 먹으며 면역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임지 방목을 하면 사료비도 줄고 새끼도 잘 낳는다”며 “산내들목장의 염소는 질병도 적고 유방염 같은 문제도 거의 없어 보어처럼 증체량도 높다”고 설명했다.

사료는 염소 전용사료와 건초를 사용하며 일부 자가 생산한 옥수수 사일리지도 급여한다.

김 대표는 “흑염소는 운동량이 많아 방목 사육을 추천하고 싶다”며 “가격 변동이 큰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보다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흑염소 산업에 처음 발을 들인 초보자에게는 무리한 규모 확대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는 시설을 보완하고 이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혈통 등록 사업, 농가가 키운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발판

흑염소 산업에서는 근친 교배, 품종 혼란, 계통 관리 부재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흑염소 개량과 등록 제도화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라며 “예전엔 아무런 보증 없이 키웠던 흑염소가 이제는 종축 등록을 통해 혈통을 보증받을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혈통 등록 사업은 흑염소 산업에 대한 신뢰성을 키워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품질을 나눌 수 있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며 “농가가 열심히 키운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흑염소가 질병 저항성과 사육 편의성, 환경 적응력 등에서 우수해 사육하기 편리하지만 제도적으로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흑염소, 보어, 교잡종 할 것 없이 식당에서는 흑염소로 판매되고 있다”며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선 제도적으로 흑염소와 보어를 정확하게 구별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도축 후 수입 염소 고기와 국산 흑염소 고기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염소 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염소 고기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며 “국내 흑염소 산업을 지키기 위해선 제도 마련과 함께 자급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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