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생산자협회, 가락시장서 집회
수입산 양파 무분별한 통관
양파 가격 폭락·유통질서 붕괴 막아야

[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원들이 가락시장 앞에 모여 시위하고 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원들이 가락시장 앞에 모여 시위하고 있다.

전국 양파 생산농가가 수입산 양파의 공영도매시장 경매 상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정부와 유관기관에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지난 23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앞에서 ‘공영도매시장 수입양파 경매 상장 전면 중단 촉구 전국양파생산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수입산 양파의 무분별한 통관과 공영도매시장 상장으로 인한 국산 양파 가격 폭락과 유통질서 붕괴를 막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상기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 박우락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을 비롯한 회원 300여 명이 참석해 공영도매시장에서의 수입양파 상장 중단과 국산 유통질서 회복, 식량주권 수호를 촉구했다.

협회는 △공영도매시장에서 수입양파 상장경매 즉각 중단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대신 국산 양파 활용 수급정책 전환 △가락시장 채소동 경매장 확대 운영 △양파 거래 기준단가 이상 보장과 출하 선택권 확보 △국산 양파 가격 보장과 생육 지원 확대 △공영도매시장 수입농산물 상장경매 중단을 위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 등 6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발언 중인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
발언 중인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

협회 관계자는 “양파를 취급하는 유통인과 농협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도매시장에서 수입양파가 경매되지 않도록 생산자들과 함께 나서야 한다”며 “상장경매가 중단되지 않으면 전국 양파생산자들이 출하 거부 등 더욱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오 의장은 “양파는 국민이 배추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채소”라며 “이처럼 중요한 작물 생산에 위기가 닥쳤는데,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 의장은 “재해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물가를 핑계 삼아 수입을 강행하고,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수입양파를 거래해 국산 양파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무분별한 자율할당관세(TRQ) 운영을 제한하고, 수입 양파가 도매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기 회장도 “농업인이 농사를 짓는 이유는 지속 가능한 삶을 이어가기 위함”이라며 “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TRQ 물량을 수입해 가격을 억제하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영이 회장은 “가락시장은 한국 농산물 유통의 심장과 같은 곳”이라며 “이곳에서 수입양파가 경매되고 상장된다는 것은 이 나라 농정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까지 TRQ 수입 없이도 국산 양파만으로 충분히 수급을 조절해왔다”며 “생존권이 벼랑 끝에 선 지금, 정부는 국산 양파를 지킬 수 있도록 유통제도를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종우 회장은 “수입양파는 저가신고, 중량초과, 허위신고 등 부당한 절차로 반입되고 있으며, 이를 감시해야 할 기관들이 방관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결국 국산 양파 생산자에게 전가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가 결단하지 않으면 그 책임은 국민 앞에서 지게 될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불법 수입을 막기 위한 실천과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산 양파 공영도매시장 경매 상장 반대를 위해 모인 유관단체 대표자들. (왼쪽부터) 정영이 여성농민총연합 회장, 김상기 친환경농업협회 회장, 하원오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수입산 양파 공영도매시장 경매 상장 반대를 위해 모인 유관단체 대표자들. (왼쪽부터) 정영이 여성농민총연합 회장, 김상기 친환경농업협회 회장, 하원오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농안법상 수탁거부 금지 조항에 따라 가락시장 거래 농산물 중 채소는 7.1%, 과일은 24.4%가 수입산”이라며 “공사는 양파를 대표 출하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출하 상황 모니터링과 가격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가락시장 양파 반입량은 전년 대비 3814톤 증가했다”며 “수입양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하정보 제공과 출하시기 조절 등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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