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법 하위법령 마련과 한우농가 경쟁력 제고 '총력'
30개월령 미산 소고기 수입 저지는
끝이 아닌 시작
무관세 수입 소고기 대응 위한
사료값 절감 노력·체질개선 필요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한우법) 통과, 30개월령 미산소고기 수입 저지 등 잇따른 성과를 거두면서 한우산업의 부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우산업은 지난 몇 년간 사육마릿수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에 오른 생산비,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하락이 겹치면서 이중, 삼중고를 겪어왔던 만큼 최근의 성과에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연일 40도를 넘나드는 최악의 더위속에서도 아스팔스 농사를 지어가며 30개월령 미산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쳐왔던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에게 올해 8월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잇따른 성과 속에서도 농협 사료값 인하, 닥쳐올 무관세 소고기의 공격을 막아낼 방도를 생각하며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을 민 회장을 만나봤다.

# 한우법, 하위 법령 마련 ‘골몰’

한우농가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한우법이 지난달 3일 제정, 지난달 22일 최종 공포되면서 오는 2026년 7월 2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 거부권으로 무산됐던 한우법이 올해 제정‧공포되면서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었음에도 대통령 거부권으로 무산됐던 한우법이 올해 제정‧공포된 것은 한우인들이 힘을 한데로 모은 성과입니다. 특히 21대 국회에서는 한우법이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단독처리였으나 22대 국회에서는 여야합의 처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 회장은 제대로 된 한우법의 시행령과 하위법령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우법이 중요한 것은 제2조에 한우에 대한 정의가 명시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17조에 한우의 자급률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저 생산비 보장이 언급됐고 그동안 한우농가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던 기업의 한우생산 참여 제한이 언급됐다는 것입니다. 이제 젖소수정란 이식문제, 구체적인 자급률 제시 등 한우 현장 농가들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을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 30개월령 이상 미산소고기 수입 저지, 시작에 불과해

민 회장은 30개월령 미산 소고기 수입을 막아낸 것을 두고 쉬운 싸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최악의 무더위 속에서도 한우농가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용산과 광화문에서 정부와 미국을 향해 논리적이고 단호한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가며 한 목소리로 외친 모두가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민 회장은 함께 싸운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힘줘 강조했다.

“이번 수입 저지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30개월령 이상 미산 소고기는 수요도 공급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건강과 식량안보 측면에서 꼭 필요한 싸움이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무관세로 들어올 수입산 소고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관세협상은 정부의 몫이지만 한우농가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 회장을 이를 위해 사료값을 절감할 수 있는 노력과 개량 등을 통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량과 생산비 절감 등 농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이에 더해져 한우협회는 탄소중립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저탄소 소고기 생산 농가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한우법에 담아 한우농가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자급률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사료값 안정에 ‘총력’

민 회장은 이제 농협 사료값 인하가 남았다고 입을 똈다.

“한우협회는 지난 5월부터 농협 사료값 인하를 위한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실시하면서 백방으로 노력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가의 요구에 농협사료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민 회장은 한우협회 주문자상표부착(OEM) 사료의 가격을 예시로 들며 농협사료는 가격을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협회는 OEM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발표하며 시장견제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협회사료의 경우 지난 6월과 지난달 사료가격을 각 4원씩 인하하며 총 8원을 인하했습니다. 농협사료와 비교할 때 평균 1포당 약 2000원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농협사료의 가격 인하요인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민 회장은 각종 언론대응과 영상제작 등을 통해 농협사료의 부당 인상을 알리고 농가집회 등으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료값 안정은 한우농가에게 절대절명의 사항입니다. 농협사료 가격인하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한우농가들의 생산환경이 안정되고 이를 통해 미래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힘을 비축하겠습니다.”

민 회장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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