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전북 남원 준고랭지 재배지에서 신품종 '하라듀' 배추 생육 상황을 살펴보는 홍문표 사장(가운데).
전북 남원 준고랭지 재배지에서 신품종 '하라듀' 배추 생육 상황을 살펴보는 홍문표 사장(가운데).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으로 고랭지 배추의 존속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준고랭지 재배지에서 더위를 잘 견디는 신품종 배추 재배에 대한 시범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며 관계 기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은 지난 25~26일 전북 남원과 강원 정선에서 신품종 배추를 시범재배하는 준고랭지 농가를 찾아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생육과 향후 유통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폭염과 지력 약화 등으로 강원 고랭지의 재배면적이 감소, 배추값이 한 포기 7000원대까지 오르는 등 수급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96년 1만793ha에 달했던 강원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3395ha로 3분의 2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번 aT의 시범재배 점검 대상 신품종은 ‘하라듀’, ‘태광’, ‘청명가을’ 등이다.

하라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예원)이 2023년 5월 출원한 내서성 강화 신품종으로 더위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결구되며 숙기도 50~55일로 단축했다. 소형 배추로 쌈배추로 활용가능하다. 현재 여름에는 전북과 강원도에서 시범재배되고 있으며 전남지역에도 초여름에 시범보급 중이다.

태광과 청명가을도 내서성이 강화돼 고온결구력이 우수한 품종으로 각각 팜한농이 2015년, NH농우바이오가 2018년 출원했다. 태광과 청명가을은 뿌리혹병에 강한 특징을 갖췄으며 특히 태광은 내부꼬임증상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aT는 25일 남원의 해발고도 471m 준고랭지 1400평 규모 재배포전에서 새로운 여름배추 재배 거점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다음날 잇따라 정선의 해발고도 410m 준고랭지 1400평 재배포전을 점검했다.

현장에선 aT 관계자뿐 아니라 원예원,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함께했으며 간담회와 함께 시범재배 배추 시식행사도 진행돼 하라듀 등 신품종의 상품성과 시장 가능성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정선의 시범사업 참여 농업인은 “고도 400m 지역에서 여름배추가 무더위를 견디고 자라는 것만으로도 기적같은 일”이라며 “이번 재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했다.

간담회를 통해 aT 관계자들은 이번 준고랭지 시범재배로 수확된 배추를 상품 기준 시장가격을 조건으로 최대 300톤까지 정부수매해 참여 농가의 판로 확보와 소득 보전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특히 수매한 하라듀 신품종은 세계김치연구소와 연계해 원물 품질평가를 실시하며 김치협회 소속 회원사를 대상으로 최대 6톤을 무상공급해 김치 제조 실증과 시식행사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1박2일 동안 점검에 나선 홍 사장은 “준고랭지 지역이 여름배추 대체 산지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기후변화 시대 수급안정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생산기반은 신품종 확대 보급의 핵심 요소인 만큼 앞으로도 수매부터 가공·유통까지 이어지는 종합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aT와 원예원은 지난 2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기후변화 대응 신품종의 확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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