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량·체형 두 형질 사이 중간값 찾는게 중요”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제11회 서울우유 홀스타인

경진대회서 ‘그랜드 챔피언’ 수상

15년째 목장을 운영하며 ‘2세 낙농인’으로 자리매김한 이천호 천호목장 대표는 지난달 17~18일 실시된 ‘제11회 서울우유 홀스타인 경진대회’에서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2년에 겪은 구제역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서울우유 홀스타인 경진대회에서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한 이천호 대표를 만나봤다.

 

# 구제역에도 무너지지 않은 열정

이 대표는 아버지가 50세에 낙농업을 접으면서 목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2012년 구제역으로 인해 목장의 젖소 전체 사육마릿수를 살처분해야 했던 것이다.

그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낙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면서 “낮에는 택배 업무, 밤에는 공장 일을 번갈아 하며 돈을 모았고 결국 육성우 50마리를 구입해 목장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밝혔다.

군대 제대 후 아버지의 낙농업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삼육대 축산과에 편입했을 만큼 낙농업에 열정이 있던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착유우를 살 형편이 안 돼 육성우부터 시작했다”며 “당시 쿼터가 리터당 9~10만 원이던 시절이라 구제역 보상금으로 전부 쿼터를 구매해 1톤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그는 현재 사육마릿수 130마리, 착유량 2톤을 보유하고 있다.

 

# 유량에서 체형으로, 균형 잡힌 개량

이 대표는 처음 목장을 운영하면서 유량 위주의 개량에 집중했으나 곧 체형의 중요성을 깨닫고 방향을 전환했다.

그는 “유량만 따지면 체형이 무너지고 체형만 보완하면 유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량과 체형, 두 형질을 섞어 중간값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체형 위주의 개량은 송아지때부터 눈에 띄게 체형이 좋은 개체만을 선발해 따로 개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년에 두 번씩 받는 선형심사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목장의 소들에 적합한 정액을 선택하고 있으며 동호회 활동을 통해 대회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접하고 배웠다고 밝혔다.

 

# 그랜드챔피언, 함께 만든 성과

이 대표는 이번 그랜드챔피언 수상과 관련해 자신만의 노력이 아닌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많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그랜드챔피언이라는 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면서 “선배 농가들도 많은데 천호목장이 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며 수상 개체를 바탕으로 좋은 송아지를 생산해 다른 낙농가들과 상생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목장은 행복하게 오래 하는 사람이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목장에 맞는 운영 방식, 나의 생활과 조화를 이루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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