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파트너로 전문성 높이고 현장·농정 연결할 것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업인·경영체 정보 한 곳으로…통합 지원 효과 '극대화'

도시와 농촌 잇는 선진국 수준 농정 서비스 제공

사진=김인득 객원기자
사진=김인득 객원기자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게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의 역량도 발전해야 합니다. 농정원이 흩어진 농정 역량의 구심적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지난 5월 12일 농정원장으로 취임한 윤동진 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새롭게 농정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이때, 농정원도 변화와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농정원의 지금을 ‘사춘기’로 표현하며 21세기 농정 당국의 두뇌(AI 농업 인텔리전스) 역할을 담당하는 성숙한 농정원의 모습을 꿈꾸고 있는 윤 원장으로부터 변화의 시대 농정원의 새로운 미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 취임 이후 6개월이 지났다. 소감은. 

“새 정부 출범과 국정과제 정립, 미국과 관세 협상 등 굵직한 이슈들로 긴장 속에 보냈다. 나름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내부에서 소통하는 한편 작지만 가시적인 변화를 통해 내부 신뢰 구축에 힘썼다. 

농정원은 긴 이름만큼 농정 전반에 대한 집행과 지원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현장과 정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스스로 기관의 존재 이유를 찾고 과학적 농정을 뒷받침해 나갈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과 내부 인재 양성 등에도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조직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이유는.

“우리는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더 독특한 농정 추진 체계를 갖고 있다. 정책 수립은 중앙 주도로 농식품부와 재정당국이 협의해 담당하지만 별도 집행 체계를 갖고 있지 못하다. 사안별로 지자체, 농협, 공공기관 등을 통해 집행하기 때문에 현장까지 전달에 애로사항이 많다. 아울러 개별 농업인 전체가 고객이 돼 농정을 둘러싸고 있기에 정책 비용도 많이 들고 현장 의견을 수렴·조정하는 일도 어렵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정책 당국과 역할을 분담하고 과학적 데이터로 현장을 연결하는 농정원 같은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50여 개 정도되는 농정 세부 사업에 대해 통합적이고 총괄적인 역할을 감당할 예산과 사업 구조가 아니어서 외부에서 보면 답답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누적된 문제를 한꺼번에 풀 수는 없겠지만 몇 개라도 농정원이 중심이 돼 담론을 리드하고 새로운 대안과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해 정책 당국과 실천을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 

 

윤동진 농정원장.
윤동진 농정원장.

 

# 농정원의 새로운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농정원은 경쟁하기보다 농업 교육의 큰 틀 안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시너지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농정원 내부에서부터 이러한 혁신의 방향과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매주 실무 직원들과 ‘수요숙론’을 통해 당장 의사결정까지 이르지는 못하지만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성숙시킬 과제들을 수평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지난 9월 1일자로 일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인텔리전스를 체계적으로 다룰 추진단을 별도 구성했고 옴브즈만을 신설해 내부 고충이 안에서 해결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물론 사업간 연계와 수평적 통합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추가 조직개편도 필요하나 서두르지 않고 순차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 재임기간 이루고픈 목표는.

“농정의 파트너로서 전문성을 높이는 가운데 현장과 농정을 연결하고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기관으로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도울 생각이다. 내부 공감대와 정체성이 확립되고, 우수 인재들이 인정받고 성장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면 공무원 순환보직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어느 나라든지 농정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복잡한 정책 영역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하는 것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상황이다. 농정원이 그 중심에서 어떻게 정보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하느냐에 따라 21세기 농정 당국의 두뇌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윤동진 농정원장.
윤동진 농정원장.

 

  # 농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고 농정원의 역할은.

“진정한 현장 농정은 데이터 농정일 수밖에 없다. 개별 농업인이나 경영체 정보가 한 곳에 모아지고 서로 연계돼야 통합적 지원의 효과와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과거에도 빅데이터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교육 이력, 금융 정보, 농약 비료 등 투입재 구입 정보 등 미흡한 부분도 많았다.

따라서 농정원이 국민과는 가치로 소통하고 농업인에게는 정보와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며, 농정 당국과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관으로 제 역할을 한다면 선진국 수준의 농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 농업인 등 농정원의 고객들에게 전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농정원의 업무 범위가 워낙 넓고 농식품부의 집행을 수직적으로 돕다 보니 농정원 스스로 고객을 따로 정의하고 자체 브랜드를 키우려는 노력은 부족했다고 본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최종 사용자가 누구인지 그  입장에서, 각자의 일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단순히 정책 전달자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의견을 잘 담고 걸러서 정책 당국에 전달하고 당국의 고민과 취지를 현장으로 확산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이에 고객들과 다양한 만남과 소통을 시도할 생각이다. 농정원이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역할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더 쉽게 보여드리고 가까이서 활동하겠다.”

윤동진 농정원장.
윤동진 농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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