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숙련된 전문가 경험과 감각에 의존했던 어미돼지(모돈) 체형관리를 인공지능(AI)으로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AI 기술을 활용해 모돈 체형을 자동으로 진단하고 개체별 상태에 맞는 사료를 정밀 급여할 수 있는 ‘지능형 어미돼지 체형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개별 사육형(스톨형) 체형 관리 시스템은 3차원(3D) 영상과 인공지능 학습 기술(알고리즘)을 활용해 모돈 체형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체형 상태에 맞춰 사료 급여량을 스스로 조절한다.
이 시스템은 모돈 위쪽에 설치된 선로(레일)를 따라 장치가 이동되면서 체형을 측정하고 AI가 체중과 등각도 등 주요 지표를 분석해 개체별로 필요한 사료량을 계산·급여하는 원리다. 축과원에 따르면 체형 진단 정확도는 체중 90%, 등각도 95% 등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
전국 3개 농가에서 이 기술을 이전받은 민간업체 장치를 직접 구매·설치해 1년 동안 실제 사용한 결과 체형관리 자동화를 통해 평균 수태율 6.2% 향상, 모돈당연간 이유 마릿수(PSY) 0.8마리 증가, 비생산일수(번식하지 않은 기간) 7.42일 감소 등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과원은 이 시스템을 통해 모돈이 정상 체형에 비해 너무 마르거나 살이 과하게 쪘을 때 한배새끼수와 분만율, 수태율이 저조하고 비생산일수가 늘어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축과원은 모돈 체형관리 기술을 영농 기술로 등록했으며 특허 3건의 출원과 기술이전을 완료하는 등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민간기업·대학과 협력해 체형 진단장치, 자동 사료 급이기, 관리 플랫폼을 연계한 통합 시스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군사형(집단 사육형) 시스템도 올해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전국 3개 지역, 6개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기술 실증과 농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규호 양돈과 과장은 “AI 기반 어미돼지 체형관리 기술은 생산성과 사양관리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며 “향후 군사형 시스템이 개발돼 농가에 보급되면 동물복지형 스마트 양돈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