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의미 커...성공은 농업 데이터에 달려”

GPU 5만 장 규모 초대형 인프라 유치

양질의 데이터 없이는 AI가 제 역할 할 수 없어
농업인이 AI의 실질적 혜택 누릴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
강진 주요 작목인 한우·블루베리·쌀 등에 적용시 경쟁력 강화 확신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가 아무리 좋아도 농업의 경쟁력은 데이터에 달려 있습니다.”

오병석 전남대 농생명과학대학 초빙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최근 전남도가 2조5000억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지로 사실상 확정된 것에 기대감을 전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오 교수는 전남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성공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2030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가 들어선다는 사실은 전남을 대한민국 AI 혁신의 중심지로 올려놓을 잠재력을 가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GPU 5만 장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유치는 연산 자원 측면에서 지역 혁신의 기폭제가 될 수 있으나 연산 자원만으로는 부족하고 무엇보다 표준화되고 신뢰할 수 있는 농업 데이터의 축적이 선행돼야 실제 현장 문제 해결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강력한 GPU를 갖춰도 양질의 데이터 없이는 AI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와 관련 오 교수는 우선적으로 데이터 기반이 매우 취약한 농업현장의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국내 농업 데이터는 기관과 지자체, 농가별로 산재돼 품질 편차가 크고 상호 호환성이 낮아 표준화되고 체계적인 데이터 축적이 미흡하다”며 “전남 강진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파편화된 방식으로 기록하거나 아예 데이터를 남기지 않아 그 결과 스마트농업의 핵심인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고, 농장별 자료 형식이 제각각이라 AI 활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오 교수는 “우선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데이터의 수집·표준화·통합을 대대적으로 추진, 전국 단위의 농업 데이터 표준을 정립하고 체계적인 데이터댐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과 농가별로 흩어진 정보를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데이터 품질 관리와 검증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진을 포함한 전남 농업인들이 AI의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오 교수는 “정리된 데이터가 강력한 GPU 인프라와 결합되면 작물 생육 관리, 기후 대응, 병해충 예측 같은 현장 문제 해결에 AI가 직접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일부 스마트팜에서는 이미 AI가 이미지 분석을 통해 병해충 발생을 미리 진단하며 농산물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강진군 역시 주요 작목인 한우, 블루베리, 쌀 등의 생산 현장에도 이러한 AI 기술이 적용된다면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농업의 경험과 지식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표준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AI를 움직이는 힘은 데이터인 만큼 최신 AI센터의 GPU 자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농업 데이터부터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게 오 교수의 견해다.

이와 관련 오 교수는 “정부가 데이터 인프라 정비에 적극 나설 때, 그리고 전남 강진군이 농업 데이터 구축의 선도 지역으로 나설 때 비로소 강진 농업이 AI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서 “강진군이 살길은 농업 데이터의 체계적 구축과 AI 기술의 적극적 활용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오병석 교수는…

1961년 전남 강진 출생으로 전남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공직에 입문한 이후 국립종자원장,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차관보(1급),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현장과 정책을 아우르고 있는 농정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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