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십 강화 위한 GIHAS 국제 심포지엄
GIHAS 보존 통한 ‘활용’으로 지역 농업인 계승 의욕 제고
인식 제고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도 제기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지속가능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의 보전과 계승을 지향하며 국내·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는 자리가 마련됐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GIAHS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소재 아미드 호텔 서울에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 주관, 명소IMC 주최로 개최됐다. 이 날 행사에는 국내·외 중앙·지방정부 관계자, 지역 농어업인, 공동체 조직, 전문가 등 GIAHS 관련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FAO의 GIAHS란 전 세계 생물다양성, 전통, 지식과 문화 등 고유한 가치를 지닌 농어업 시스템을 보전하고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제도다. 유네스코(UNESCO)의 세계문화유산 제도와 다른 점은 지금도 지역 특성을 살린 농어업 활동, 생태계, 문화 보존과 발전에 기여하면서 사회와 기술 발전도 융통성 있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GIAHS는 전 세계 29개국 104곳이 등재됐으며 국내에는 2014년 전남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 농업과 제주 밭담 농업을 시작으로 현재 9개가 등재돼 있고 3개가 심사 중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국내·외 GIAHS 등재지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구체적인 방법이 모색됐다.
오렐리 페르난데즈 FAO GIAHS사무국 전문가는 “GIAHS는 단순 등재를 넘어 교류를 촉진하는 원동력”이라며 “지역사회와 정부, 과학계, 국제기구, 기타 기관 간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생산자·가구 단위로 기술, 관리체계, 법·제도적 기반, 프로젝트 방법론 등을 효과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중·일 GIAHS 등재지 간 협력의 성과와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낙엽퇴비농업으로 GIAHS에 등재된 일본 미요시정(町, 한국의 군에 해당)의 미우라 야스하루 관광산업과장은 전통차 농업으로 GIAHS에 등재된 한국 하동군과의 협력사례를 들었다.
미우라 과장은 “하동군과 중학생 교류 프로그램, 지역 차 농업인 교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으며 지난달 30일에는 하동군과 자매도시 협약도 체결했다”며 “협약을 통해 GIAHS 보존과 홍보뿐 아니라 거버넌스,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활동들이 공유되고 확장되면서 미래 GIAHS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
루한닝 중국 농업농촌부 국제협력서비스센터 부처장도 “GIAHS는 문화적으로 우리를 묶고있으며 교류를 할 때 탄탄한 토대가 돼줄 수 있다”며 “우리 모두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손실, 식량안보 등 유사한 도전과제를 맞이하는 가운데 GIAHS는 전통적이며 생태적인 지혜이기 때문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GIAHS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국내 도시민과의 협력 사례도 공유됐다.
이정국 완도군 농업축산과장은 “완도군은 청산도 주민이 주체가 되는 보존관리위원회를 통해 GIAHS의 가치를 유지·관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존·관리만으로는 불충분하기에 3만 원만 내면 구들장논의 주인이 되는 오너제 등을 도입해 많은 사람이 청산도를 방문해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관광과도 연계해 청산도와 구들장논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보존’ 위한 정부 지원 필요
한편 이 자리에선 GIAHS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보존을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어업유산에 대해 5년간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7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GIAHS에 등재되면 3년에 거쳐 최대 3억 원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관련 예산이 없어 지원을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이지숙 농식품부 사무관은 “농업유산은 단지 보존만으론 힘들고 보존을 통한 활용이 필요하다”며 지역 농업인들이 GIAHS로 수익창출 등 활용을 더 잘하고 보존과 계승 의욕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농촌특화지구 농업유산지구 지정으로 집중적 투자 지원 △지역 농업인의 GIAHS 해설, 체험 등 관광 프로그램 기획과 실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농촌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연계 등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