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에 반대하는 전국의 농민들이 차량 1500여대를 동원, 차량시위를 벌이며 `쌀 재협상, 국민투표실시''를 촉구하는 등 정부의 쌀협상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2300여명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등 10여곳에서 산발적인 기습시위를 벌이며 “망국적인 쌀협상안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즉각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국민들의 공개, 투명협상 요구에도 불구하고 밀실협상으로 일관해온 정부는 협상 결과를 놓고 정치적 흥정을 시도하며 국민들에게 `관세화냐, 관세유예화냐'' 등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농민들은 또 “정부의 쌀협상안에는 식량자급, 식량주권, 농업농촌의 유지 그 어느 것 하나 담겨져 있지 않으며 오로지 우리 쌀농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식량창고를 송두리째 장악하겠다는 WTO의 더러운 음모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쌀 재협상을 강력히 촉구했다.

농민들은 이날 기습시위후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됨에 따라 마포대교, 한남대교 등 주요 한강다리를 점거하고 국민들에게 쌀 시장개방반대의 정당성을 적극 알렸다.

농민 100여명은 또 지난 22일부터 서울 여의도 열린공원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며 쌀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단식농성을 정부의 쌀 협상결과 WTO 통보 예정일인 오는 29일까지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문경식 의장 등 전농 지도부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 개방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려고 밀어붙이지 말고 농민과 충분히 대화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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