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최근 양계업계에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회자되는 말이다.
육용 실용계값은 지난해 3월 이후 7월 한달을 제외하고 500원대를 기록하다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620원까지 올라섰다.
채란계도 상황은 비슷해 중추가격을 두고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이 등장한지 오래다. 생산성 저하와 질병문제로 지난해 종계를 대량 살처분하면서 발생하는 물량부족 때문이다.
지난 12일 열린 종계부화분과위원회에서는 이같은 병아리값 강세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 환우 일상화 전용 사료도 등장
연일 강세를 기록하는 병아리값으로 종계부화농가는 2002년 하반기부터 1년이 넘도록 지속된 극심한 불황을 만회하고 있지만 종계와 산란실용계의 환우가 일상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절식한 계군을 위한 환우전용 사료도 등장했다.
덩달아 백세미도 성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관련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유한진 우성사료 양계PM은 “양계산물값이 강세를 띠는 가운데 지난해 질병문제로 농장을 비운 농가들이 그야말로 목숨걸고 병아리를 구하는데 중소 종계부화장들도 환우생산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환우는 일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양계협회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314명의 양계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8%의 채란농가가 강제환우를 실시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이는 재작년 4월의 52.1%보다 늘어난 수치.
2번 이상 강제환우를 실시한다는 답변이 전체 3.1%나 차지했으며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강도높게 환우가 실시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육계도 일부 품귀현상이 나타나며 부족한 물량을 채우기 위한 백세미 생산이 유례없이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현 동우 상무는 “종계의 환우와 백세미 생산에 필요한 종계수탉의 가격이 올들어 더욱 강세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우와 백세미가 성행하면 사실상 수급 예측이 힘들어지고 방역관리에 허점이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이 부문에 업계차원의 관심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DB구축 등 특단의 조치 필요
특히 이같은 문제는 생산성 저하 등의 이유로 양계산물의 품귀현상이 빚어질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의 해결책으로 종계 입식과 도태현황을 나타내는 DB구축을 꼽는다.
데이타베이스가 구축되면 사실상 강제환우가 어려워지고 종계와 생산된 병아리의 유통상황이 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금수급안정위원회에서 의욕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현재 양계협회, 계육협회, 농협에서 현지조사를 통해 일련번호를 부여한 농장 리스트가 취합돼 농림부에 보고된 상태로 준비가 한창이다.
조병임 농림부 담당 사무관은 “양계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종계DB구축은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이며 농가와 업계 모두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DB시행에 따른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병아리 생산량 뿐 아니라 닭고기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데이타베이스가 얼마나 실효를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