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낙농여건 속에서 앞으로 효율적인 낙농업을 영위하기 위해 풀어야할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낙농경영인회는 지난 17일 제주시에 소재한 제주대학교 감귤·화훼기술센터 대강당에서 6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낙농시설'' 세미나를 개최하고 환경문제와 인력난에 대해 토론하고 향후 낙농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 최근 환경정책 기조는?

최근 축산업계 이슈는 단연 환경문제다.
특히 지난달 악취방지법이 시행되는 등 축산분뇨 처리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는 등 농가들의 관심과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이 날 세미나에서 강연을 맡은 남인식 농협중앙회 축산지원부 한우낙농팀장은 “최근 정부의 축산정책 키워드는 친환경, 안전, 방역 그리고 자율이며 특히 환경쪽에 많은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환경 및 방역정책의 근간이 등록제지만 유럽의 경우 가축개체식별제였으며 이의 정착을 위해 개체식별표식이 없는 소는 살처분까지 불사했다”며 “최근 농경연 세미나에서는 축산과 환경문제의 절충안을 찾기 위해 추후 국내 총 사육마리수 제한조치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무역시대 WTO 원칙을 위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대농가지원책은 친환경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친환경 인센티브에 농가들이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축산업의 친환경 대책은 조사료포 확충 사업과 깊게 연관된다.
남 팀장은 “대표적인 예로 친환경 축산직불제를 들 수 있다”며 “등록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제도는 소 1마리당 적정 분뇨처리면적(277평)을 보유하고 있으면 호당 13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사 및 분뇨처리시설 주변 조경수와 식재관리에 호당 20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조사료 생산기반확충책도 병행 지난해 생볏짚 곤포사일리지 사업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냄새문제에 있어서는 누구 하나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어 농가들이 속을 태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영주의 한 낙농가는 이 날 “악취방지법에 대비해 분뇨에 생균제와 첨가제를 쓰는 것은 물론 나무도 심고있고 목장 둘레에 1km가까이 높이 2.4m 높이의 펜스도 쳐봤다”며 “그러나 여전히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어떻게 더 대처해야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친환경도 좋지만 생산효율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같은 조치들로 우유생산비는 더 높아지는 셈이라며 관련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노동력 확보, 로봇착유기가 대신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향후 낙농업은 친환경 기조와 함께 농가당 사육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미나가 끝난 후 진행된 저녁 리셉션 시간에도 농가들은 향후 후계자 문제와 노동력 문제에 난감을 표하며 로봇착유기의 도입에 대해 토론했다.

최명진 바리오 대표는 “과거 소개된 로봇착유기는 착유 시스템이 경직돼있어 유두가 개량되지 않은 젖소는 착유가 힘들고 수동조작이 불가능한 점 등으로 불편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문제점들이 보완돼 현재 전세계 약 2000여 목장에서 로봇착유기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로봇착유기는 토지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하는 반면 납유대가 하락하면서 개발됐다”며 “국내 낙농업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가정하에 목장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네덜란드 로봇착유기 사용목장을 방문해 목장주가 착유에 필요한 노동시간을 사료관리와 소 상태 점검에 활용하고 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상당수 낙농가들이 가격조건을 따져보며 이에 관심을 보였으나 로봇착유기가 유럽처럼 후리스톨 축사가 아닌 톱밥 우사에서 위생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AS는 제때 이뤄질지,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드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경기 양주에서 200마리 젖소를 착유하는 한 낙농가는 “항상 일손이 딸린다”며 “낙농가수가 5000호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목장규모 확대와 이에 따른 로봇착유기 도입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리오 관계자는 이와 관련 “후계자 문제 등 노동력 부족문제와 관련 착유시설도 점점 자동화되고 IT산업과 연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 낙농가에 로봇착유기가 도입되지는 않겠지만 도입이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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