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최근 일본 품종인 `고시히까리''로 표기돼 판매중인 브랜드 쌀을 조사한 결과 상당량이 우리 품종을 고시히까리로 속이거나 품종이 불분명한 가짜 쌀인 것으로 나타나 주의
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가짜 쌀을 생산하는 가공업체들은 일본 벼 품종에 대한 막연한 호감을 이용해 우리 품종보다 고품질인 것처럼 현혹시키거나 농민에게 재배를 권유하고 있음에도 정작 농가나 소비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 하다.
실제로 수입 쌀에 자국 쌀을 내준 대만의 경우 가짜 쌀이 호주산 `고시히까리''로 위장돼 자국산보다 높은 가격에 유통,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에서 쌀농사를 짓는 한 농업인은 “수량도 나쁘고 재배가 까다로운 `고시히까리’를 재배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나 RPC에서 전량수매를 조건으로 재배를 권유하기에 품종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쌀 전문가들은 고시히까리 등 일본 품종은 현지의 재배여건에 적합하게 육성된 품종이므로 국내 재배시 우리 품종보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희 농진청 작물과학원장은 “농가들이 마치 일본 쌀은 품종이 좋아 품질이 좋은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나라 품종에 비해 도열병 등 병해충에 매우 약하고 큰 키로 인한 도복 등 각종 기상재해에 취약하며, 단위 면적당 수량 역시 우리 품종에 비해 평균 15% 이상 적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쌀의 품질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작물과학원에 따르면 고품질 품종보급의 증가와 미곡종합처리장(RPC)의 투자 확대 등으로 2000년 57.4%에 불과했던 완전미율이 지난해는 86.8%로 높아져 3년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품질이 개선됐다.
벼 품종도 조생종 `운광벼’, `조안벼’, 중생종 `고품벼’, `풍미벼’, 중만생종 `삼광벼’, `호평벼’ 등 품질과 수량성, 병해충저항성을 겸비한 우량 품종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 결과 농진청이 전국 343개 RPC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벼 품종 계약재배 결과에서도 99.7%가 `남평벼’, `일품벼’, `주남벼’, `동진1호’등 고품질 품종을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