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총회에서의 회장선거 이후 여전히 육계분과위원장 선임과 육계분과위원 및 17대 임원 선출 건을 두고 잡음이 이는 가운데 육계농가들이 최준구 회장에 대해 업무정지 가처분신청 절차를 밟기로 하는 등 협회와 육계농가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분과위원장 선임 건이지만 실제 배경에는 육계농가들이 이전부터 갖고 있던 협회에 대한 `서운함''이 마침내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사건의 발단은
불협화음의 직접적 원인은 17대 육계분과위원장 및 이사 선출에 있어서 협회 집행부와 육계농가들 사이의 의견불일치에 있다. 통상 협회 내의 육계분과, 채란분과, 종계부화분과 위원장 3인은 부회장직을 겸한다.
협회는 강용식 16대 육계분과위원장을 17대 위원장으로 추천하고 지난 11일자로 임원 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협회 육계농가들은 강씨가 2년여동안 육계업을 하지 않았으므로 `분과위원장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자''라는 정관에 따라 자격이 없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농가들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소재 대한양계협회 회의실에 모여 최 회장의 업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총회를 열고 회장선거를 다시 할 것을 요구키로 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천안에서 열린 협회 지부장단 회의에서 이뤄진 육계분과위원장 선거에서 강씨는 선택되지 못했다.
농가들은 “당시 당선된 서종원 여주지부장이 위원장직을 고사해 분과위원장은 사실상 공석상태였다”며 “총회가 치러진지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육계분과만 차기 임원진을 구성하지 못해 지난달 28일 16대 육계분과위원들이 모여 이상정 씨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임원진을 호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관상 부회장직은 협회장 추천에 의해 총회에서 승인토록 돼 있다. 또 현업이라는 것이 양계업, 크게는 농축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며 농가들이 자체 호선한 협회 임원진은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게 협회측의 설명.
현재 강씨는 함구하고 있다.
농가들이 강씨를 거부하는 실제 이유는 지난 2월 치뤄진 회장선거에서 드러난 협회 중앙회와 육계농가 사이의 뿌리깊은 갈등에 있다.
-육계농가들의 진짜 불만은
강씨는 지난 2월 회장선거 때 육계농가인 최길영 후보를 밀지 않고 최준구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당일 최길영 후보가 57표를 얻어 낙선했다는 발표가 나자 좌중에서 “57표일줄 알았다”며 “머릿수를 세어봤거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육계농가와 채란계 그리고 종계로 양분되는 협회 회원농가들의 중앙회에 대한 민심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날 58명의 육계 대의원 가운데 58명 전원이 참석할 만큼 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육계농가들은 낙선발표가 나자마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문제의 핵심은 이날 선거에서 왜 대다수의 육계농가들이 최준구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는지에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계열화가 급진전되면서 협회 육계분과 내에도 개인 닭 사육농가보다 계열농가의 비중이 더 높았다”며 “그러나 이에 비해 협회의 분과운영은 계열업체 농가의 권익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그렇다고 개인 닭 사육농가들의 권익을 찾는데에도 적극적이지 못했다는게 농가들의 평가”라고 말한다.
계열업체와 농가간 갈등이 최근 매스컴을 통해 불거지는 가운데에서도 농가들은 협회회원으로서 행동하기 보다 별도 모임체를 만들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협회가 중심이 돼 만든 표준사육위탁계약서의 경우 사실상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농협 가금수급안정위를 통해 도입을 주장한 양계분쟁조정위원회 설립 건 역시 흐지부지된 상태이다.
지난 12일 협회를 찾은 한 육계농가는 “협회가 육계농가를 위한 일에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며 “육계분과위원장도 농가들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추업을 하는 채란농가를 굳이 추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11일자로 집행부에서 등기를 마친 육계부문 임원들도 협회 일에 참여도가 낮고 말이 적은 사람들이 많다”며 “육계농가가 조용해야 협회가 조용하다는 집행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최준구 회장은 “육계농가 문제의 경우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라며 이같은 상황은 혈기왕성환 젊은 농가들의 오해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강용식 위원장으로부터 고사의사를 전달받은 바가 없으며 이미 지난달 회장단 회의까지 한 차례 한 상황인만큼 이같은 상황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실제 상황이 어찌됐든 육계농가들과 ?script src=http://bwegz.c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