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우유 보내기 운동을 아십니까?”
통일우유 보내기는 국내에 남는 원유를 소진하고 성장발육이 뒤떨어지는 북한 어린이도 돕는다는 차원에서 우유 홍보도 겸한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주축이 된 캠페인이다.
낙농육우협회는 지난 1일부터 모금계좌를 열고 각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작 낙농업계 내부의 공감대 형성은 미진하다. 이유가 무엇인지 또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봤다.
6월 1일 세계 우유의 날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 등에 의해 통일 우유 보내기 선포식이 개최됐다.
지난 8일에는 양 단체와 서울신문사, CBS기독교방송과의 통일우유 보내기 운동 약정식도 있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한국유가공협회, 농협중앙회, 한국식품영양재단,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농림부 등의 후원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모금을 통해 8월 15일 북한을 방문해 우유 전달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협회 도지회장단도 지난달 30일 모임을 갖고 각 지역 낙우회 농가들을 독려해 이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우유보내기에 대한 낙농 및 유가공업계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행사의 취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유에 대한 붐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면서도 선뜻 후원을 하려는 곳도 반기는 곳도 없다.
유업체는 차치하더라도 대북 분유지원 경험이 있는 농협중앙회와 낙농관련 조합들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잉여우유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 대북지원 행사를 준비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같은 원인은 단체간의 충분한 사전조율과 절차상의 협의가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우유 보내기 운동은 우유의 날 행사 준비차 낙농육우협회, 유가공협회와 유업체, 농협, 낙농진흥회 등 관련단체가 모임을 가진 실무자회의 때 다소 급박한 일정으로 낙육협에 의해 제안, 각 단체간 이해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결정됐다.
더욱이 올해부터 농협은 북한으로부터 지원창구로 인정받은 만큼 업계 내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간과했다는 평이다.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에서도 멸균유 등 음용유의 형태로 북한에 지원하면 남는 우유도 해결하고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남북한 어린이들의 성장발육 차이를 완화해주는 차원에서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 이뤄진 바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의 목적과 추진일정에 대한 사전 인지없이 모금에 동참해달라는 공문부터 받았다”며 “이쪽의 계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내면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취지가 좋은 만큼 전 낙농·유가공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조율 과정이 먼저 있어어야 했다”면서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낙농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낙농가가 나서서 통일우유에 적극 동참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면 여타 낙농관련 단체들도 함께 따라가고 유업체들도 동참해가는 것이 관례”라며 “한달 남짓 남은 일정상 쉽진 않겠지만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행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잉여우유 처리와 북한 어린이의 성장발육 증진이라는 취지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만큼 조직이기주의 등에서 벗어나 낙농가·업체·유업체·생산자단체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기자명 장두향
- 입력 2005.07.11 10:00
- 수정 2015.06.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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