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발전협의회가 통합농협 출범 5년을 점검하면서 협의회의 정체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현안과제에 적극 개입할 것을 분명히 했다.

지난 14일 강원도 홍천군 소재 그랜드관광호텔 2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축산발전협의회에 참석한 시도축협운영협의회장과 농협중앙회 이사 조합장 13명은 “협의회가 발족된 이후 줄곧 건의해 온 많은 현안과제들이 한 건도 제대로 이행된 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축산발전협의회를 없애는 것이 낫다”면서 소극적인 중앙회의 처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송석우 축산경제대표의 인사말이 끝난 후 이정백 협의회장(상주축협 조합장)의 “협의회 역할과 기능에 대해 다시금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기타 토의에서 참여조합장들은 통합 이후 축협이 겪고 있는 상황을 조목조목 예로 들면서 왜 통합농협이 화학적 통합이 되지 못하는가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를 벌였다.

홍성권 충북도축협운영협의회장(옥천·영동조합장)은 “일선축협의 경제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판매사업이 시너지효과를 갖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일원화와 전문성 결여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일반 사료회사와 같이 1개 군에 1개의 대리점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일선축협들의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권 충북도축협운영협의회장은 또 “좁은 지역 내에서 사료판매로 인해 농협과 축협이 경쟁하면서 오히려 갈등만 부추킨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축협을 사료판매사업의 핵으로 놓고 농협 내 축산농가에게 배송되는 체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진수 중앙회 이사(진안무주축협 조합장)도 “이에 대해서는 정대근 중앙회장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중앙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참석조합장들은 “중앙회가 회원조합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최근 각 조합에서 안전과 위생을 확보하고 생산하고 있는 브랜드축산물의 유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문정동 축산물 전문판매장과 같은 매장을 새로 개장할 것이 아니라 농협유통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존의 축산물판매장을 축산경제에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중앙회가 협의회의 건의를 140여 전국 축협조합장들의 뜻임을 분명히 하고 성실한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일선축협들의 뜻이 관철되도록 단계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의회는 값싼 수입 축산물의 국내산 둔갑판매를 막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음식점 식육원산지 표시제 도입과 친환경 축산이 정착될 수 있는 농지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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