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서산축협은 제26기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2005년 결산 결과 매출 총이익 55억1000만원, 당기손익 5억5100만원을 시현, 3년 연속으로 흑자를 결산했다고 밝혔다.
또 출자배당 5.2%와 우선 출자배당 8.5% 및 총 배당금 대비 이용고 배당 29.1%를 배당했다.

대손 충당금 100% 적립에 순자본 비율 4.7% 기록 등의 결산은 도시형 조합이나 성장세에 올라있는 일선축협과 비교하면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산축협이 주목받는 이유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부채비율 27%, 600~700억원 규모에 120억원의 부실로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2002년 2월 취임한 정창현 조합장은 직원과 조합원들을 추스리면서 그 해부터 연속적인 흑자 경영을 통해 적기시정조치 조합과 경영개선 권고대상 조합을 차례로 탈피했다.
27%에 이르던 부채비율은 2004년 8%로 이제는 5%대로 크게 낮춤으로써 건전 경영을 달성해 주목받는 조합의 틀을 마련한 동시에 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
예수금도 1000억원 시대를 맞이했다.

정 조합장은 당시의 상황을 “만성적자 조합 분위기가 항상 그렇듯 서산축협도 직원간, 직원과 조합원간의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도덕적 해이감이 전체적인 흐름이었다”고 회상했다.

부실에서 오는 징계와 질책으로 주눅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조합장부터 공정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 정 조합장은 직원들에게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조합장이 진다”고 강조하면서 자발적인 업무자세를 심어주었다.

게다가 조합 경영을 완전히 공개하는 투명성을 유지하자 고용불안으로 강성을 유지하던 노조도 자진해산하면서 조합경영에 힘을 실어주었다.
조합이 이렇게 움직이자 조합원들의 조합에 대한 불신도 신뢰로 전환됐다.

정 조합장이 올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서산축협에서는 일대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48년 조합 역사상 경선없이 무투표 당선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직원과 조합원의 뜻이 하나로 모아졌음을 의미한다.

하나로 모아진 역량이 가장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 바로 예수금과 하나로 마트사업이다.
조합이 불안할 당시에는 인출사태가 잦아졌지만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지역 내에서 서산축협의 신용점포를 찾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 경영 개선의 효자역할을 했다.

특히 조직적이고 전문화된 민간유통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로마트사업의 성공은 충남에서도 대표적인 성공사업으로 꼽힌다.

수익을 창출해 조합원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구상하면서 기존의 마트사업에 눈 돌린 정 조합장은 2003년 8월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착수하면서 본격적인 농축산물의 유통·판매사업에 뛰어들었다.

직원들의 조합원에 대한 봉사정신은 조합원들에게 조합 신뢰라는 효과를 가져왔고, 상호신뢰는 판매사업의 상승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여기에 조합장과 마트관련 직원들의 차별화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매출액은 2003년 55억원에서 그 이듬해 77억원이라는 4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기록했고, 이 같은 성장세는 2005년에도 지속됐다.

조합이 성장하면서 조합원 환원사업도 다양하고 커졌다. 조합원 2500여명 모두에게 축산 작업용 일륜차 무상공급, 가축 방역 약품의 무상 보급, 조합원 자녀 장학사업 확대, 조합원 무료 건강검진, 각종 양축 기술 교육 확대 등 이익의 결실을 조합원에게 되돌리고 있다.

부실의 늪에서 단기일 내에 건전조합으로 발돋움한 서산축협은 협동조합 개혁 등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맞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 지를 잘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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