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조합이 조합원들의 투서와 갈등으로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정창현 서산축협 조합장은 2002년 당시를 회상하면서 왜 120억원 대에 달하는 부실을 떠 안고 있는 조합의 장이 되려고 했는지 설명했다.
양돈·낙농·한우 등 전체 축종을 다 해 본 대양축가로서, 조합의 임원으로서 조합이 왜 필요한지를 조합원들에게 그리고 직원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5년이 지난 현재 서산축협은 정 조합장의 의도대로 발전의 기틀을 다지고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성장의 요인은 무엇인가.

“첫째도 신뢰고 둘째도 신뢰이다.
아무리 잘 짜여진 시스템도 불신하기 시작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
신뢰는 서로 믿을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항상 공개적이며, 투명해야 한다.

지금 조합이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조합원과 직원에게 공개하고 현재 조합 상태에 모두가 공감하게 되면 협조는 저절로 이뤄진다.

어느 누구도 조합이 잘못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합이 발전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던 것도 조합원과 직원의 상호신뢰에서 비롯된 결과물일 뿐이다. 조합장이란 단지 가교역할을 할 뿐이다.”

-조합장 재선에 성공했다. 향후 조합운영 방향은.

“무투표 당선은 서산축협에서는 최초로 무한한 영광이다.
그만큼 조합원들이 바라는 바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4년이 조합의 기반을 닦는 작업이었다면 향후 4년은 조합이 복지조합으로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협동조직 활성화로 조합원 소득 증대를 도모하고,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전문화 교육을 통해 업무의 생산성 향상과 전문화를 꾀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궁극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가운데 완전한 자립을 달성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조합원에 대한 경영이 투명성을 유지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합원과 고객의 편익증대 등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며, 한우 번식우사업을 특화사업화하고 고품질 브랜드사업을 통해 안전축산물의 생산과 유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협동조합의 역할이 최근 바뀌고 있다.

“이전의 생산 지도 위주에서 팔아주는 유통과 판매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협동조합 본연의 임무이다. 조합원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 축산물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값받고 팔아주는 것은 조합의 몫이다.

하나로 마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태안 지역에 대형매장을 건립해 축산물 매장과 신토불이 매장을 함께 조성하려는 계획도 유통·판매가 향후 협동조합 생존방식이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로 마트에서 축산물 비중이 40% 이상인 것은 축협이 주로 다뤄야 할 것은 축산물이고, 고품질 축산물을 생산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축산물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마트사업에서도 축산물의 비중은 더욱 높여나갈 생각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한·미FTA협상 등 축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그럴수록 양축가는 불안해 하지 말고 고품질 축산물 생산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조합은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품질 경쟁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협상의 희생이 축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농업 내에서 차지하는 축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종농가에 대응하는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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