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게 할당된 기준원유량 이상으로 생산되는 우유, 초과원유 처리를 두고 농가와 업체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연세우유 연합낙우회는 지난 6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충분한 농가협의 없는 쿼터감축은 상생차원에 위배된다며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심각한 수급불균형으로 2002년 업계에 잉여원유차등가격제가 도입된 이후 연세우유는 초과원유를 kg당 50원에 수거해가거나 유지방율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등 생산 감축을 유도해왔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감축효과를 보지 못한 채 지난 1일부터 리터당 700원 이상의 정상유대 물량을 목장마다 5%씩 줄이겠다는 공문이 발송되자 농가 불만이 극대화됐다.
더욱이 농가들은 쿼터가 리터당 15~27만원에 거래되는 등 쿼터거래가 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인 쿼터를 감축한다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총회에 참석한 한 낙농가는 “연세는 부분쿼터 매매를 인정하고 있다”며 “몇 천만원 주고 쿼터를 매입해 경영수지를 맞췄는데 충분한 협의없이 감축을 통보한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비단 연세우유만의 일이 아니다.
매일유업도 올 들어 쿼터를 10%줄여 농가들이 평택공장을 항의 방문하는 사례가 있었다.
농가들은 “수급불균형이 만성화되면서 업체의 쿼터조정과 초과 원유대 인하 등 각종 조치가 기약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불만이 있어도 생산조절 실권을 쥐고 있는 업체에 밉보일까봐 이의제기하고도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한다.
매일유업 한 관계자는 “수급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어 업체 입장에서도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며 “성수기 쿼터를 늘리는 것으로 농가편의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농가들은 업체의 약속이행 등을 위해 업체와의 대화채널을 공고히 해야 한다며 지역 낙우회 결성 및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전체 초과 원유를 폐업 소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가수준의 폐업보상이 이뤄진다면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어떻게 자금 확보할 것인지 보상 이후에 각 납유체 쿼터량의 증감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 기자명 장두향
- 입력 2006.03.13 10:00
- 수정 2015.06.2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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