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중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의 하나로 소비자들이 선정하는 각종 상을 수상해 온 목우촌이 마침내 협동조합의 우산을 접고 ‘죽느냐 사느냐’하는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목우촌 자회사가 결정된 이후 1월 돈육가공과 계육가공분사가 ‘목우촌 분사’로 통합됐고, 자회사 전환을 목표로 ‘자회사 설립추진단’이 설치됐다.

# ‘피터지는 시장’으로 진입

지난 15일 농협중앙회 경영위원회에서는 상정된 목우촌 자회사 설립에 따른 출자안을 의결했고, 24일 이사회를 통과함으로써 목우촌 자회사는 가칭 ‘(주)농협 목우촌’으로 7월 말에 출범하게 됐다.

1124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할 농협목우촌이 시장 잠식을 위해 상대방의 약점을 호시탐탐 노리는 경쟁사들과의 ‘피터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힘겹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축협중앙회 노조에서는 시간을 두고 경영을 안정시킨 후에 진입하자고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농협중앙회 내 구조조정의 초점을 목우촌에 맞추면 단기간 내에 국내 축산물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은 목우촌의 모든 사업이 깨져나갈 것이 자명하고, 그렇게 되면 조직원들의 미래도 불확실하게 될 것이고, 이는 농협중앙회 인력조정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이다.

목우촌은 축산물 가격을 견제하고 품질을 한 단계가 높이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100% 국내산 돼지고기를 원료육으로 한 햄과 소시지는 물론 프로포크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매년 적자에서 허덕이던 계육분사가 또래오래라는 외식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 정규·계약직 그대로 고용승계

지난해 목우촌 양 분사의 약진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회사에 대한 본의가 본격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약진 특히 계육분사의 급성장은 외식사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전환하려는 임직원들의 노력이 주효하긴 했지만 닭 값 상승이라는 외부적 영향이 막대했다.

축산물 산지가격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 1~2년의 성과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축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축협중앙회 노조와의 합의는 이뤄졌다. 노조 주장이 100%는 수용되진 않았지만 합의에 따라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한 467명의 직원들은 향후 정규직은 중앙회 파견형식으로, 비정규직은 본인 동의에 따라 고용승계 형태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일부 조합장들은 수익위주의 자회사 전환보다 일선축협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농협 목우촌호’의 출범은 마무리 됐다. 7월 말이면 거대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 시장으로 항해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일선조합이나 양축농가들의 값 비싼 축산물을 원료로 일부 외국산 축산물을 사용하는 기업들과 힘겨운 싸움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목우촌은 농협사료와 수익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농협사료는 일선농·축협을 하나의 조직으로 연결하고 양축가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일반 사료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목우촌은 처음부터 자유경쟁체제에 돌입된다는 것이다.

# 생산성 하락 염두에 둬야

고임금 직원들과 국내산 축산물의 사용은 경쟁사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하락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들의 신분이 중앙회 파견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도 결여될 우려가 농후하다. 농협사료의 수익구조라면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종합식품회사를 지향하는 목우촌의 경우 이미 치열한 경쟁이 몸에 익은 기존의 경쟁사들과 싸움에서 결코 대등하거나 우위를 점할 수 없다.

목우촌의 직원들이 불안해 하는 것도 이 같은 구조 때문이다. 이전의 구조라면 다소 뒤져도 중앙회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 또 인사에서 다른 부서를 지원하거나 발령받아 옮겨가면 그만이었다.

목우촌의 한 책임자는 기업적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해 전문성을 강화하면 경쟁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국내 최고의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양돈·육계 수직계열화 사업체계를 완성하고, 가공·외식·체인사업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를 개편하며, 목우촌 브랜드를 활용한 신사업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조합과 사업를 제휴하거나 일반 회사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 상호 신뢰감 없으면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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