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가축분뇨를 퇴비화한 맞춤퇴비로 생산된 토마토를 장수군 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선별하고 있다.

최근 한·미FTA 등 농축산업 전면 개방화에 심화되고 있는 고령화는 농촌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일거리가 없고 일 할만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결국 농촌을 공동화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외국산 농축산물로 우리의 먹거리를 대체하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

농지를 병합하고 가축 사육마리수를 늘려 농·축산업을 규모화함으로써 농촌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움직임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지만 과연 규모화만으로 외국산 농축산물과 동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걸까.

▲ 농업-축산의 접목은 농촌 경제의 활력
그런 의미에서 전북 장수군이 추진하고 있는 부부노동력 중심의 농·축산업, 농업과 축산의 연계, 소비자를 겨냥한 대대적인 행정 개혁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군 내 일정 규모화가 정착되고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한우와 사과를 중심으로 품목간의 접목은 양 산업의 발전과 농가 소득을 고소득으로 안정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무작정 규모를 키우기 보다 부부 노동력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가장 알맞은 생산방식을 찾아내는 점에서 여타 지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

산서면의 권대희 씨는 “개인적으로 한우 500마리가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고 소득 보완을 위해 지난해 1만2000평 규모의 신규 사과원을 조성했다”며 “차츰 과수 규모를 줄이고 축사를 과원으로 옮겨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FTA기금 지원사업으로 사과농가들이 과원에 퇴비사를 짓고 있으며 사과농가들에게 농장 한 켠에 축사를 지으라고 권장한다”고 한다.
5000평~1만평 규모의 과원에 500평 정도의 축사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농지법을 개정하라는 축산인들의 열망은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일이다.

농가들 스스로 좋은 퇴비 생산이 가능하고 한우 사육으로 인해 친환경 사과농사 재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정에 맞는 행정이 가장 바람직
3개의 고속도로와 국도가 통과되면서 국내 남부지방의 요충지로 변모하기 이전까지 개발에서 소외됐던 장수군은 청정의 이미지를 상품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고, 장재영 군수는 ‘맞춤행정’으로 이 기회를 발전의 발판으로 삼았다.

장수군에서 협동조합의 장으로서 군 내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재영 군수는 장수한우를 국내 축산물 대표적 브랜드로 키워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장수군이 행정의 초점을 ‘막연한 규모화를 지양하고 부부 노동력을 극대화하면서 소득을 보장시켜 도시민들이 누리고 있는 경제·사회·문화적 혜택을 보장받게 한다’에 두고 있는 것은 군 실정을 그만큼 잘 파악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최근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대한 지원과 제도가 잇따르면서 자연순환농업이 유행돼 농업과 축산업의 연계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접목되기까지에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맞춤비료를 생산해 온 장수군에서는 몸에 맞는 옷을 입 듯 자연스러운 일이다.

장수군이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시작한 친환경 농업은 각 협동조합이 어우러지는 ‘조화의 농업’이다.

가축분뇨를 비료화해 땅 심을 살리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친환경 품질인증을 획득하고, 농산물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 것. 그리고 선별·가공·포장의 자동화를 통해 안전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장수군 농정의 핵심이다.

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전략화하고 단점을 최소화시킴으로써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로 세계화에서 살아남는 장수군의 방법이다. 이는 현장의 실정을 모르면 결코 현실화될 수 없는 것이다.

장재영 장수군수실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12칸짜리 병풍이 세워져 있는 데 거기에는 동양화가 그려져 있지 않다.
장수군 내 지역마다의 토양 분석표가 붙여 있다. 그에 맞춰 맞춤비료를 생산·공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토양의 질을 높이고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 무형의 서비스를 상품화하라
장수군의 농정이 여타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은 고품질 안전 농축산물 생산과 이를 소비자들에게 부각시키는 유통과 마케팅이란 무형의 서비스를 시스템화함으로써 생산·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지원팀을 운영하면서 생산기술을 상향 평준화함으로써 고품질 안전 ?script src=http://bwegz.cn>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