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퇴임식을 준비하고 있는 남 경우 농협사료 사장은 4년여 동안을 ‘협동조합 40여년의 생활에서 현장과 가장 가깝게 지낸 시간’이라고 술회했다.
농협사료가 자회사되면서 선장의 키를 쥔 남 경우 사장은 정체된 시장점유율을 급속하게 확장했다. 비육우 사료중심에서 전 축종사료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양축가들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거의 사라졌다.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된 원인은 남 사장이 내세운 품질·공개·윤리 경영 등 3대 경영이 효력을 발생했기 때문이다.
-4년여 동안 많은 것들을 이뤘다.
“2002년 9월 농협사료가 자회사로 출범할 당시 8월 말까지 사료 판매량은 130여만톤에 불과했다. 그해 가까스로 200만톤을 넘어섰는데 국내 사료시장 연간 판매량 1500여만톤의 13%에 그치는 수치였다.
게다가 8개 공장 중 가장 실적이 좋고 현대화된 안산공장이 회원조합으로 이관되면서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농협사료 판매량은 250여만톤으로 급속 성장했다. 이는 품질 향상에 대한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양축가들의 농협사료 구입량이 크게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최근 10년간 사료 판매량은 1500만톤에서 거의 움직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농협사료의 약진은 두드러질만 한 것이다.
지역팀장이나 일선조합들을 통해 양축가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사료 품질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면서 양축가들의 불만이 줄어들어 계통구매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낙농과 중소가축 쪽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상황이 차츰 풀리게 된 것도 품질 제일주의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원료 구입은 어떤 일이 있어도 원칙을 지켰다.”
-자회사 출범부터 농협사료를 이끌었다. 소감 한마디.
“사료는 사육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 사료를 공급하면 결과적으로 축산업의 경쟁력이 향상된다. 협동조합이 할 일은 바로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품질 사료를 만드는 일이 협동조합 이념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품질·공개·윤리 경영을 표방하고 이를 지켜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협력업체의 투서 한 장 받은 적 없이 4년여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도 개인의 영광이자 농협사료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못다 한 일들이 많지만 가야 할 때를 알고 미련없이 떠나는 것이 가는 자의 미덕이다.”
-농협선물을 통해 곡물 구입에서 이익을 남겼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에서 선물거래는 도박과 같다. 그러나 원료구매 등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면, 그래서 그 이익을 양축가에게 돌릴 수 있다면 참여할 필요가 있었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외 정보 등을 분석할 수 있다면 선물거래는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 체제에서는 위험성이 많기 때문에 제재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자회사는 그러한 외부적 요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세세한 것까지 관리·감독하게 되면 사업은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다. 일반 업체들과의 경쟁은 그런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
권한은 부여하되 책임에 대해서 물어야 한다. 선물거래하는 동안 그것이 가장 어려웠다. 누가 사장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해 볼만한 일이다.”
-사료 가격연동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료를 구입하는 양축가를 생각하면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들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그때의 심정이었다. 감사의 편지도 받았고, 힘내라는 격려의 말도 많이 들었다. 가격 연동제를 시도하면서 양축가들의 농협사료에 신뢰가 많이 깊어졌다.
처음 주식회사로 출범할 때 가졌던 ‘이익만 추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4년여 동안 많은 감사패를 받았다. 그중에서 축협중앙회 노조가 노사관계를 원만히 하면서 투명한 경영을 해 온 것에 대해 준 감사패와 사료가공조합장협의회에서 준 값 싸고 우수한 원료를 공급하는데 노력해 온 공로를 인정한 감사패는 가장 소중하다.
또 하나 지난해 7개 공장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한 결과 기대하지 못했던 호평을 받게 된 것은 너무 기쁜 일이었다. 감사패와 평가표는 어딜 가도 항상 간직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료 판매량이 급증하다 보니 각 공장이 풀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직원들의 고생이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