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낙농조합이자 우유가공조합인 서울우유가 지난 17일 17대 조합장 선거를 마쳤다. 선거결과 조흥원 후보가 전체 1196표를 얻어 1089표를 얻은 김재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내달 5일부터 2011년 5월 4일까지 4년의 임기를 책임지게 될 조흥원 서울우유호의 방향에 대해 짚어봤다.


# 운명의 4년

이번 선거는 전체 2398명의 선거인 가운데 2289명이 참여해 95%이상의 투표율을 나타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그만큼 선거가 치열했다는 반증이며 동시에 차기 지도자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4년은 서울우유 뿐 아니라 낙농업계에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상당수 가공조합들이 만성적자에 시달려 문을 닫았으며 최근 타결된 미국과의 FTA 뿐 아니라 호주, 중국, 일본, EU 등과의 FTA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의 FTA는 시유시장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망돼 흰 우유를 기반으로 하는 서울우유의 부담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 조합원 통합 지상과제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우유가 시장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조합원 대통합이 꼽혔다.

이윤우 한국낙농육우협회 고문(서울우유조합원·신촌목장 대표)은 “선거 이후가 더 큰 문제”라며 “조합원의 의견을 통합하고 전체가 어울려 가는 성숙한 모습이 절실한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7일 서울 상봉동 본소에서 진행된 개표과정 중에도 한 농가가 불만을 표출해 관할 경찰서에서 출동하는 소동이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를 몇 번 겪어봤지만 낙선한 진영의 상실감은 매우 크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선거 후유증이 조합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비단 서울우유의 문제가 아닌 모든 협동조합의 공통된 과제인 것이다.

김남용 농협중앙회 사외이사(전 한국낙농육우협회장)는 “농가들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승자는 자만하지 말고 약자를 돌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조합 내부의 통합을 넘어서 다른 낙농가도 아우르고 이끄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이사도 “최우선 과제는 선거로 양분된 조합원의 의견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 우유판매 확대, 낙농조합 미래상 만들어가야

조합원이 생산한 우유를 가공·판매하는 협동조합 본연의 업무기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서울우유의 매출이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서는 외형적 성장을 했지만 수익률은 더 떨어졌다. 방학기간 재고부담 급증에 따른 비용증가와 고품질 유제품 생산을 위한 재투자가 원인이지만 우유 판매수익이 줄어든 것도 이유로 지목됐다.

지난해 매일유업은 치즈에서, 남양유업은 시유에서 서울우유의 시장 일부를 챙겼다.

이만재 낙농연구회장은 “조합원의 우유를 잘 팔아주고 수익률을 높인다면 조합원 통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서울우유가 한 데 뭉쳐 몇 번의 위기를 넘긴 것처럼 빼앗긴 시장을 회복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도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를 알아보는 조직구축”이라며 “정치적인 이유로 임기, 학연, 지연에 연연하지 말고 정말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로써 경영은 능력있는 직원에게 맡겨두고 조합장은 대외협력에 관심을 가져 서울우유가 우물 안의 개구리로 멈추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 조합원들도 이제는 바뀔 때

전문가들은 조합원도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선거후유증 극복과 탄력적인 우유생산과 수급균형, 능률적인 조직문화 만들기에는 조합원의 역할이 크다. 이사와 간부진을 바꾸는 것 역시 결국 표를 가진 조합원 한 사람 한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도권에 위치한 서울우유 조합원의 목장입지 특성상 조합원들이 낙농에 뜻을 두기보다 단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조석진 영남대학교 교수는 “현재 서울우유는 경영정상화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영 형태를 효율적인 구조로 전환하는 동시에 조합원 농가들도 기득권을 고수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낙농업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조합경영과 조합원이 바뀌고 나아가 정부도 서울우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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