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 쇠고기 수입으로 불안감에 휩싸인 한우시장, 어떻게 움직일까.

최근 한우 가격은 급격한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하락과 반등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일 한·미 FTA 타결 직후 계속 하락하던 산지 큰 암소(600kg) 가격은 17일 486만원까지 떨어졌다가 18일 491만원, 20일 492만원으로 소폭 올랐다.

그러나 23일 미산쇠고기 6.4톤이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하락해 25일 현재 479만원에 거래됐다.

3월 거래가격이 537만원, 지난해 4월 평균가격이 568만원이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고 있지만 한우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격하락은 암 송아지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25일 암송아지 가격은 216만원으로 지난해 4월 304만원보다 무려 88만원이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암송아지와 수송아지와의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지난 24일 경주 안강 가축시장에서는 32마리의 암송아지가 반입돼 26마리가 평균 196만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같은 날 수송아지는 74마리가 반입, 39마리가 205만원에 거래됐다.

# 불안심리 외에 떨어질 이유없어

가격하락의 주요원인은 심리적인 불안이다.

실제 한우가격은 한·미 FTA 타결소식이 알려진 4월 2일과 미산 쇠고기가 수입된 23일 전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차장은 “2003년 당시 미산 쇠고기는 한 달에 1만톤 넘게 쏟아져 들어왔다”며 “최근의 수입분 6.4톤이나 900톤 등 역시 예년에 비하면 한우 값을 떨어뜨릴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산 쇠고기가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된 2002년과 2003년의 쇠고기 수입량은 29만톤으로 국내 전체 쇠고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바 있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됐다하더라도 국회 비준 등 실제 발효까지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농가가 출하를 서두를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불안심리가 주 원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5월 중 국제수역사무국(OIE)총회가 개최되면 한 차례 더 떨어질 공산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OIE총회에서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가로 분류되면 뼈있는 갈비수입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농가들 사이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종헌 한국종축개량협회 사무국장은 “불안심리에 따라 가격은 다소간 흔들릴 수 있다”며 “앞으로의 한우 가격은 ‘떨어지는 공이 반동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장기적으로 다소간의 하락을 면키 힘들겠지만 조정을 거치면서 완만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국장은 “이를 감안 홍수출하를 자제하고 생산비 절감 노력 등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장기적으로는 보합세 유지될 듯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축산관측을 통해 5월 OIE총회이후 미국으로부터 갈비수입이 이뤄질 경우 올해 28만톤의 쇠고기 수입을 예상, 이에 따른 한우가격 전망치를 큰 암소 497만원, 암송아지 246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5일 한우가격보다 각각 18만원, 30만원 높은 것으로 한우 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이정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초청연구원은 “과거 한우가격 급락의 주요 원인은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물량증가보다 조기 홍수출하였다”며 “단기적인 관점보다 고급육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계획적인 출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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