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개방의 가속화·사료곡물 가격의 폭등 등 현재 축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은 그 어느 때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남 경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의 무자년 새해 첫 일성은 ‘협동조합의 이념을 충실히 이행하는 현장중심의 경영’ 바로 그것이다. 중앙회와 회원조합이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고, 회원조합들이 상호 협동함으로써 결집된 힘으로 침체된 축산업을 다시 일으키자는 것이다.
남 대표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등 제도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 왔음을 지적하고 그 결과에 대해 중앙회와 회원조합 그리고 축산관련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연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침체된 축산업을 복원시키고 유지·발전하기 위해서 주변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축산업의 환경은 홀로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이다.

-직원들의 인사·이동 폭이 컸다. 현장 위주의 경영에 초점을 맞춘 것인가.
“모든 업무는 사람이 좌우한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도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잘못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최근 축산업의 현안과제들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목소리가 중앙본부까지 걸러지지 않고 전해져야 한다. 이들은 양축가와 회원조합과 중앙회를 연결하는 실핏줄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래야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대응방안이 신속하게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조합과의 연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축산물 공동브랜드 사업·축산물 종합플라자·도매유통사업·단체급식·군납 확대 등을 통해 회원조합에서 생산하는 고품질의 축산물을 팔아주는 것이다. 연계나 협동은 말로 되지 않는다. 회원조합과 함께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유기적 연대감을 갖는 것이다. 여기에 축산경제가 구축하고 있는 축산전문가 인력 풀을 활용해 회원조합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연계감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최원병 중앙회장의 취임 일성은 ‘신뢰받는 농협상을 재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바로 연결고리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튼튼하게 재건하자는 뜻이다. 회원조합의 경영을 개선하고 조합의 입지 여건에 맞는 특화사업을 발굴 육성함으로써 축산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 협동조합이 한국농업과 축산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한다는 뜻이다.”

-신성장사업을 발굴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
“산업의 경계가 무너진지 오래됐다. 축산물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이제 축산업이 살아갈 수 없다. 고부가가치화하지 않으면 외국산 축산물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구매와 외식 그리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의 소비지 유통시설인 축산물 종합플라자를 설치하는 것 등이 바로 그같은 일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앙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도축기능이 패쇄되는 서울 공판장을 음성에 신축하면서 최첨단 시설을 완비하는 것도 같은 의미이다.”

-최근 사료곡물가격의 폭등으로 양축가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전부터 배합사료 가격안정기금 설치를 주장한 것으로 안다.
“국제 곡물가격은 앞으로도 크게 하락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료가격의 고공행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료가격 안정기금을 설치해 가격의 적정선을 유지케 함으로써 축산업의 기반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 농협도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했다. 중국 등 수입원료 원산지를 다변화하고 2~3개 사료공장을 신축·증설해 전문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해외 사료자원을 개발하고 국내산 조사료 생산과 유통 활성화를 추진하는 한편 미국에 해외조사료 공장의 설립 등 다양한 대책과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축산인과 협동조합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 전 충북 진천의 한 양돈농가가 자살했다. 그만큼 축산업이 사상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올해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가축질병 예방과 품질 고급화 등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되며 작은 힘을 한 곳으로 집중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그 대안 중 하나이다. 또 협동조합의 직원이라면 이럴 때 뼈를 깍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 양축가들의 어려움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모두가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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