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초 한우가격은 출하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하락했다.
장기전망을 어둡게 본 농가들이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불안감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육규모와 사료 값 강세에 따라 출하를 서두른 것.
경북지역의 한 한우농가는 “수입재개 협상을 한다는 소식만으로 농가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며 “도축장에 암소출하가 너무 몰려서 일부는 계류장도 확보하지 못하고 되돌아 나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출하를 자제하자고 말 꺼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전국 평균 한우경락가격은 14일 1만2975원, 15일 1만3786원, 16일 1만3042원으로 전주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 16일 산지 소 값도 600kg 큰 암소가 469만원, 수소가 391만6000원에 거래되는 등 전순평균 값보다 16만2000원, 29만원 가량 떨어졌다.
출하가 몰리면서 가뜩이나 재고가 많은 부산물의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같이 혼란스러운 상황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 최소 1달 최대 1년은 조정기
이번 가격하락 양상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시각과 정부의 수입재개 발표 이후 첫 수입이 이뤄지는 약 1~2달간의 조정 이후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다소 상반된 시각이 상존한다.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시각을 견지하는 사람들은 현재 사육규모가 2003년 수준과 비교해 72만 마리 이상 많다는 점을 주목한다.
김욱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산지에 출하대기 중인 소가 과거 쇠고기 시장 개방당시보다 지나치게 많다”며 “전례에 비춰봤을 때 불안감으로 출하가 몰린 이후 실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의 여파를 거쳐 체화된 소가 다 빠져, 안정을 찾기까지 1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기지역의 한 브랜드 경영체 대표도 주위 많은 농가들이 사료 값 등의 수지를 따져 향후 1~2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육을 포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홍수출하가 늘어날 경우 많게는 20%까지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금의 하락세는 홍수 출하로 인한 물량 증가 때문인 만큼 조기 출하를 자제한다면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다 조정기간을 거쳐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한우를 먹는 소비층은 별도로 유지되는 만큼 8%내외의 하락세를 보이는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국제 곡물가 급등 영향은 우리 뿐 아니라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미국 산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시장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미국 산지 시세가 많게는 50%까지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우가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손은남 우성사료 축우PM은 “한우는 수입산에 의해 가격이 좌지우지된다기 보다 자체적인 홍수 출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 일수록 홍수출하와 조기출하를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고급육, 상대적 안전지대
반면 다소간의 가격 조정기를 거치면서 한우 고급육을 중심으로 굳건한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 있다. 오히려 산업이 한 차례 정화를 거치는 기회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문병학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 중도매인은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와 상관없이 고급육 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가격이 하락세를 타면서 2등급과 최고급육간의 가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가 꾸준하기 때문에 홍수출하가 한 차례 지나간 이후 4월 말, 5월 들어서는 고급육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수 C&C푸드 대표도 “최고 등급의 한우가격은 1만9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2, 3등급을 중심으로 평균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고급육일수록 낙폭이 적고 수요도 꾸준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한우보다 육우, 육우보다 돼지
실제 유통업계에서도 수입이 재개된 이후에는 한우보다 육우, 육우보다 돼지 소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할 때에도 한우나 호주산 쇠고기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으며 돼지고기 소비가 다소 주춤했다”며 “등급이 낮고 가격이 저렴한 쇠고기는 돼지고기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웅렬 삼양사 축우PM도 “실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돼지고기 소비가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육우고기가 타격을 받고 이후 한우시장에 여파가 미칠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