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공식품 시장이 뜨고 있다.’
비빔밥, 덮밥 형태의 즉석 밥이나 즉석 쌀 국수에서부터 쌀이 첨가된 케이크, 바게트, 식빵, 쌀 아이스크림, 쌀 맥주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쌀 빵 전문 체인점이 성황이고 제과점 역시 기존 과자제품에 쌀 함량을 대폭 강화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쌀의 변신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 ‘국수하면 밀가루’라는 고정관념을 깬 쌀 국수 시장이다.
쌀 국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CJ(주)는 국내 최초로 우리 고유의 떡 제조법을 응용해 쌀에 물만 넣어 쪄서 면발을 뽑은 100% 쌀 국수 ‘햇반 쌀생면’을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이주은 CJ(주) 조리가공부장은 “5년 전부터 쌀 생면을 개발해 판매해 오다 지난해부터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면서 쌀 국수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TF팀을 구성해 신제품과 쌀 생면의 기능성을 발굴키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출도 내년에는 20%가량 신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2월에는 한국식품연구원이 국내 쌀만을 이용해 뜨거운 물만 부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쌀국수’를 개발했다. 이 쌀국수는 밀가루를 첨가해 끈기를 높인 기존 제품과 달리 국내산 쌀 80%에 전분을 넣어 만든 것으로 쌀만으로는 밀가루와 같은 끈기와 면발을 만들기 힘들다는 개념을 바꿨다.
박종대 한식연 선임연구원은 “쌀 가공식품 소비량이 전체 생산량의 3%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쌀 가공식품이 개발되면 3배 이상 소비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제분업계의 선두 주자인 대선제분(주)도 오는 6월 준공을 목표로 전남 함평군에 국내 최대 규모의 국내산 쌀 가공식품공장을 건립 중이다. 총 49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에서는 연간 2만4000톤의 전남지역에서 생산된 우수한 쌀을 이용한 쌀가루 제분과 무균 포장떡 등을 생산해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 쌀 가공식품 시장 왜 주목받나
이처럼 그동안 쌀 국수 하면 베트남 쌀 국수가 연상될 정도로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우리 쌀을 이용한 쌀 국수 시장이 뜨는 이유는 무얼까?
사실 우리 쌀로 쌀 국수 개발을 시도한 지는 1991년. 당시 일부 영세업체가 쌀 소비 지원정책 자금으로 쌀 국수를 개발해 생면시장에 뛰어 들었으나 쌀 특유의 식감과 가격, 유통 문제로 대중화되지 못해 결국 베트남 쌀 국수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 곡물가격의 폭등으로 밀 가격이 상승하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쌀 가공식품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쌀 가공식품 시장 확대를 위해 쌀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식량정책단장을 팀장으로 한 쌀 가공 산업화 추진 TF를 구성해 지원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처럼 정부까지 나서 우리 쌀을 이용한 쌀 국수 등 쌀 가공식품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갈수록 줄고 있는 쌀 소비 확대와 수입쌀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통해 우리 쌀 산업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키 위해서다.
실제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76.9kg. 5년 전인 2002년에 비해 10.1kg이나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50~60kg에 불과한 일본이나 대만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마저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높다. 우리 민족의 생명 줄과 같은 쌀이 외식 확대와 인스턴트 식품에 밀려 점점 그 생명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자들은 쌀 자체가 우수 식품으로 국민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한다는 면에서도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백승한 순천제일대 교수는 “쌀은 수 천 년에 걸쳐 검증된 가장 안전하고 거부반응이 적은 식품으로 일생을 쉬지 않고 섭취해도 별 탈이 없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사실 인간은 대부분의 탄수화물을 쌀에서 충당하고 있다. 또 다른 곡류에 비해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단백질 공급원인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일 수 있으며, 쌀의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을 감소시켜 성인병 예방 효과도 있는 등 쌀의 우수성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여기에 가공용 수입쌀에 대한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쌀 100만석을 보관·관리하는 비용에다가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연간 45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의무적으로 수입되는 쌀을 보관하는 비용만도 연간 600억원에 달한다.
결국 가공용으로 수입쌀에 대한 재고부담을 축소시켜 막대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가공용 수요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처음으로 쌀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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